[단독 마켓인사이트]3자연합 한진칼 지분율 40% 넘은 듯... 조원태 측보다 우위(종합)

입력 2020-03-17 15:25
수정 2020-03-17 15:27
≪이 기사는 03월17일(10: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CGI와 반도건설이 지난 주부터 잇달아 추가로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델타항공이 한동안 한진칼 주식을 매집한 뒤 약 1주일간 잠잠하던 한진칼 지분 매집 전쟁이 재개되는 양상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건설로 추정되는 '기타법인' 투자자는 지난 13일 한진칼 주식 60만주, 16일 52만주를 각각 사들였다. 전체 주식의 1.02%, 0.87%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KCGI로 추정되는 '기타금융' 투자자가 33만5000주(0.54%)를 매집했다.

해당 매수분이 전부 반도건설과 KCGI의 매입분이라면, KCGI(18.39%)와 반도건설(15.19%),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의 지분율은 40.07%로 올라가게 된다.

특히 반도건설의 경우 해당 매입분이 모두 반도건설이 산 것이 맞다면 지분율이 15.19%에 달해 기업결합신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당 매입분 전체가 반도건설 것이 아니고 일부 다른 법인의 매입이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 반도건설이 15% 선을 넘기지 않고 14.99% 선에서 매수를 마무리하고 추이를 지켜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도건설이 14.99%만 샀다면 33자 연합 지분율은 39.87%로 40%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 3자 연합은 지난 주 매입분 등에 대한 매수 내역을 밝히는 공시를 조만간 내놓을 전망이다.

3자 연합의 추가 주식 매집은 델타항공이 지난 2월27일부터 지난 5일까지 시장에서 4.9% 주식을 사들인 데 따른 대응 성격이 짙다. 지금 사들이는 주식은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쓸 수 없지만, 양측은 정기주총에서 지는 쪽이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재대결'을 시도할 가능성에 대비해 경쟁적인 지분 매집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건설이 지난달 13~19일 5.02%를 더 사고, 지난달 26일 KCGI가 0.54%를 사자 곧바로 27일 델타항공이 나서서 4.9%를 사들였다. 델타가 매집을 완료한 시점에서 조 회장 측 지분율은 39%대 중반까지 높아진 것으로 계산됐다.

하지만 '우군'으로 여겨졌던 카카오가 2%까지 지분율을 높였다가 주가가 오른 시점에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내다 팔았다. 카카오 측은 사업적인 이해관계를 위해 1%를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차익을 보고 추가 매입분을 판 것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해석된다. 카카오 측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으나 의결권을 아예 행사하지 않고 기권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분명하게 조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지분의 비중은 37.25%다. 여기에 사우회 보유분(3.8%)이 추가될 수 있다. 사우회 보유분을 제외하고 본다면 16일 현재 3자 연합 측 지분율이 조 회장 측보다 더 높다.

하지만 '광의의 연합군' 개념으로 본다면 여전히 조 회장 측이 우위다. 카카오가 아직 보유하고 있는 약 0.8~0.9% 가량의 지분도 있고, GS칼텍스나 한일시멘트 등도 잠재적 우군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들이 현재 얼마나 지분을 갖고 있고, 의결권을 어떻게 행사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있다. 이제 양측의 지분 전쟁에 동원되지 않고 남아 있는 유통 주식은 전체 유통주식의 15% 수준으로 추정된다.

시장의 관심은 지난달처럼 델타항공이 다시 나서서 추가 지분을 매입할지에 쏠리고 있다. 다만 추가 지분을 사들여 15%가 되는 순간 델타항공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를 하고 승인절차를 밟아야 한다. 외국 항공사로서 국내 1위 항공사와의 기업결합 신고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조 회장 측이 만약 '코너'에 몰린다면, 델타항공이 다시 나설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외에 국민연금, GS칼텍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국내 기관투자가 등이 작년 말 이후 보유지분을 얼마나 팔거나 샀는지에 관한 정보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