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씨가 17일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할 수밖에 없는 길을 가고 있다"면서 4·15 총선 경기 의정부갑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문 씨는 이날 오후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당당하고 떳떳하게 제21대 총선 출마를 선언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씨는 "80년대 문 의장은 서슬 퍼런 군사정권에 맞서 싸웠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른다는 이유로 (군사접경지인) 의정부에서 '새끼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받았다, 저 역시 '새끼 빨갱이의 아들' 문석균이었기도 하다"며 "정치인의 길을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나 결국 피할 수 없는 숙명임을 깨달았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정치인의 길을 가지 않겠다고 거듭거듭 다짐했지만, 결국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이제 두려워하지 않겠다. 회피하지 않겠다"면서 "의정부시민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맞닥뜨려 도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은 의정부시와 전혀 연고도 없는 후보를 공천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결정은 제일 먼저 의정부시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라며 “또한 민주적 절차, 공정한 경선이라는 최소한의 요구를 했던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당원동지들을 배신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런 민주당의 폭거에 참담함과 분노를 참기 어려웠다. 의정부는 보수성향이 강한 경기 북부의 중심도시"라며 “제가 몸담았던 의정부갑 지역위원회는 지난 수십 년간 고군분투하며 이곳에서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을 지켜왔다"라고 강조했다.
문 씨는 또 "이번에 선출되는 국회의원은 제2의 경기 북부시대를 열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게 된다"며 "의정부 새로운 르네상스의 시대를 향해 또 한 번 도약할 것인가, 단절돼 멈춰 설 것인가의 중대한 갈림길에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더 큰 변화와 희망의 의정부 시대, '진정한 의정부 사람 문석균'이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앞서 문 씨는 지난 1월 민주당 소속으로 의정부갑 출마를 선언했으나, '지역구 세습 공천'이라는 논란에 휩싸이며 공천을 포기했다. 하지만 문 씨는 민주당이 의정부갑 지역구에 오영환 전 소방관을 전략공천하자 지역 당원들의 여론을 수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
한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문 씨 등을 겨냥하며 "당에서 총선을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할 경우 영구제명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