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금융시장을 폐쇄한 국가가 나왔다. 필리핀은 17일(현지시간)부터 증권·채권·외환시장 문을 닫기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증권거래소와 필리핀은행가협회는 성명을 통해 "이날부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주식 및 채권, 통화 거래를 전부 중단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금융시장을 폐쇄한 첫 사례다.
블룸버그는 "필리핀 증시는 올해 30% 이상 급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인 곳 중 한 국가"라고 전했다. 또 "위기 상황에서 금융시장을 폐쇄하는 것은 극히 드물지만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는 2001년 9·11 테러 공격 이후 일주일 동안 문을 닫았다. 그리스는 2015년 약 5주 동안 주식시장을 폐쇄한 바 있다. 다만 바이러스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문을 닫은 건 필리핀이 처음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700만명이 거주하는 북부 루손섬 전체를 봉쇄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필리핀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42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12명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생필품을 사기 위한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주민들은 모두 집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의료 등 필수 서비스를 제외하고 공공기관, 민간기업의 활동을 중지했으며 대중교통 운송, 쇼핑몰 등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