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상하수도 고도화 필요하다

입력 2020-03-16 18:11
수정 2020-03-17 00:06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단적인 가뭄 빈발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현상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최근 언론 매체에 오르내리는 ‘대프리카’ ‘서베리아’처럼 대중이 공감하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대지 및 해수 온도 상승, 해수면 상승 같은 기후변화 현상은 수자원, 생태계, 산업, 경제, 인간 생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하수도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상하수도 분야에서 나타나는 기후변화의 영향은 녹조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돼 생겨나는 수질 문제가 대표적이다. 기후변화는 크게 수온 및 일사량 상승, 가뭄 등에 의해 녹조를 촉진한다. 상수원에서의 녹조 현상은 정수처리 장애, 수돗물 불신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하·폐수 처리 후 방류수의 영양염류는 녹조를 유발해 수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수처리시설뿐만 아니라 하·폐수처리시설에도 고도처리기술을 도입해야 하는데 국내 모든 시설에 고도처리기술을 도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기후변화에 의한 가뭄과 홍수는 이·치수 측면에서 수량 문제를 발생시킨다. 한 예로 충남 서부권 보령댐의 저수율이 뚝 떨어져, 보령댐을 수원으로 활용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제한 급수를 한 적도 있다. 울산 태화강에서는 200년 빈도 이상의 홍수가 발생해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렇듯 가뭄은 녹조 발생뿐만 아니라 미량오염물질의 농도를 짙게 할 우려가 있으며, 수자원 부족 문제로도 직결된다.

한편 빈발하는 집중호우는 하수도 시스템의 효율을 저하시키고, 넘쳐흐르는 빗물은 비점오염원(광범위한 곳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문제를 키울 수 있다. 수량 문제는 결국 수질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이런 점에서 기후변화가 상하수도에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복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공학한림원은 ‘20세기 인류가 이룩한 위대한 기술업적 20선’에 인간의 수명 연장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측면에서 상하수도를 선정했다. 상하수도는 기후변화 적응뿐만 아니라 시설 노후화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 평등한 물 복지 실현 등 본연의 가치와 기능을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통합물관리 시대를 맞아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 △수돗물 안전관리 종합대책 △도시침수 대응을 위한 하수도 확충사업 △상하수도 혁신기술 개발사업 등의 대형 사업들과 연구개발(R&D) 과제를 계획해 수행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사업들은 단발성으로 그치지 말아야 한다. 개발기술을 이어가기 위해 전문가 양성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 투자와 국민의 관심이 더해져 상하수도가 국가 발전에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