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내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4·15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를 영구 제명하기로 했다. 호남에서 민주당 입당을 내걸고 선거 운동에 나서는 무소속 후보의 입당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민병두 의원 등이 공천 배제 결정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에 나선 걸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고위전략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강훈식 민주당 수석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당에서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 제명하기로 했다"며 "호남 지역에서 입당 또는 복당하겠다며 선거 운동을 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입당 또는 복당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무소속 출마 인사에 대해 '초강수'를 두는 것은 민병두 의원,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씨 등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무소속 출마를 잇따라 선언하고 있어서다. 정작 민주당 후보가 본선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지도부가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주 내로 탈당할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민주당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전력이 있는 민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 역시 이날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석균 씨도 이날 민주당을 탈당하고 17일 의정부시청에서 무소속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문 씨는 앞서 지역구 세습과 자녀 교육을 위한 위장전입 등의 논란이 일자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민주당 입당'을 약속하고 호남에서 무소속으로 뛰고 있는 후보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용호 의원 등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전북 남원·임실·순창에서 뛰고 있는 이 의원은 지난 9일 "무소속으로 선거를 완주하기로 결정했다. 지역주민의 뜻을 다시 묻고, 다수의 주민이 원하는 정당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으로 당선된 이 의원이 이번 선거 후 민주당 입당 의지를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