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16일(14:3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고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대표이사 홍종성)을 포함한 한국 딜로이트그룹은 16일 '코로나19에 따른 기업의 대응방안'이라는 13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생산 차질이 지속될 경우 경기둔화를 넘어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된다"면서 국내 기업들에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7가지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세계 제조업의 29%를 담당하는 중국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소비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수입량이 20% 줄어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GDP)은 0.37%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산업별 영향도 분석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가 올해 2분기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자동차산업과 오프라인 유통·백화점, 항공·여행·숙박 업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자·통신·미디어 분야에서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가격 상승이라는 '기회'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산업별로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심리도 경기침체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딜로이트는 진단했다. 중국 기업의 50%가 3개월 내 유동성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으며, 국내 중소 300개 기업 중 70.3%가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딜로이트는 국내 기업들에 7가지 대응책을 소개했다. ▲현금흐름, 운전자본 관리 강화 통한 유동성 확보 ▲합리적 절세 전략 통한 현금 흐름 증대 ▲투자유치, 자금조달 방안 마련 ▲공급망 프레임워크 재점검 ▲부실 사업부 매각 등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재편 ▲디지털 전환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 검토 ▲위기대응 체계 점검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기업의 경우 각국의 세율 및 세제 혜택 제도를 분석하는 등 GETR(Global Effective Tax Rate, 글로벌유효법인세율)에 대한 감소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긴급 자금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을 활용해 투자자를 끌어 모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