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16일 자신의 무소속 출마를 비판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에 대해 "총선 승리보다는 당내 경쟁자 쳐내기에 급급했던 분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제 그만 입 다물고 종로 선거에나 집중하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를 ‘그대’라고 지칭하면서 "그대의 정치력, 갈팡질팡하는 리더십을 보고 투표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라며 "국민은 반(反) 문재인 투표를 할 것이며 그대가 TV 화면에 안 나오는 것이 우리 당 승리의 첩경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황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을 수시로 옮기며 억지로 명분을 찾는 모습은 우리 당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만 더 키울 뿐, 넓은 정치를 부탁드린다"면서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황 대표는 "국민 승리를 위한 선당후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분열하는 세력은 패배를 면치 못한다"면서 "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 단 한명의 표심이라도 더 모아야 정권 심판의 소명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천 불복 인사들을 향해 자제와 공천 결과 승복을 당부했다. 그는 "일부 책임 있는 분들이 당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자유 민주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며 "총선 승리라는 국민 명령에 대한 불복이므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공천위가 강남병 지역에 김미균 시지온 대표가 전략공천했다가 과거 친여 성향이 알려지면서 공천취소를 한것과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사퇴한 것을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 의원이자 21대 총선에서 수성구갑에 공천된 주호영 미래통합당 의원은 홍 전 대표의 수성구을 출마 발표에 대해 "매우 곤혹스럽다"는 심정을 전했다.
주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 출연해 "당의 공천을 받은 저로서는 이웃이자, 또 제가 오랫동안 의원을 했던 지역에 무소속으로 나와서 당의 공천을 받은 사람과 경쟁하는 상황이 매우 곤혹"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의 입장에서 보면 당 대표를 두 번까지 하고, 대선후보를 지낸 분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당의 결정을 승복해야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옳으냐, 이런 비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종로에서 자존심을 건 경쟁을 벌이게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