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작심비판한 황교안 "지역 수시로 옮기며 억지 명분 찾아"

입력 2020-03-16 10:57
수정 2020-03-16 10:59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공천 결과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판했다.

황 대표는 16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을 수시로 옮기며 억지로 명분을 찾는 모습은 우리 당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만 더 키울 뿐, 넓은 정치를 부탁드린다"며 홍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홍 전 대표는 고향인 밀양·창녕·함안·의령에서 출마하려다 공관위의 '서울 험지 출마' 요구에 맞서 경남 양산을로 옮겨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양산을에서 공관위에 의해 컷오프당하자 최근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황 대표는 "국민 승리를 위한 선당후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분열하는 세력은 패배를 면치 못한다. 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 단 한명의 표심이라도 더 모아야 정권 심판의 소명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 불복 인사들을 향해 자제와 공천 결과 승복을 당부했다. 그는 "일부 책임 있는 분들이 당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자유 민주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며 "(이는) 총선 승리라는 국민 명령에 대한 불복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홍 전 대표뿐만 아니라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컷오프(공천 배제)되자 다른 탈락 현역 의원의 세력 규합을 꾀하는 이주영(5선), 김재경(4선) 의원 등을 싸잡아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황 대표는 김형오 위원장이 사퇴한 뒤 이석연 부위원장의 권한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공관위를 향해서도 "지역 여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 그것을 더 높이 헤아려주길 바란다. 또 이기는 길도 살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공천의 끝부분에 있어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자신의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불거진 공천 관련 잡음을 당 대표로서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 이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한 이후 연일 총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쫄보(겁쟁이)' 정치에 무참하게 당한 저를 살려줄 곳은 내가 자란 대구 밖에 없다"며 "협잡하는 야비한 정치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고 대구 출마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