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디자이너 석정혜 분크 대표, 셔츠로 '대박'

입력 2020-03-15 18:16
수정 2020-03-16 00:49
핸드백 브랜드 분크에서 나온 여성용 셔츠 1000여 장이 판매 30분 만에 품절되는 등 인기다. 디자이너인 석정혜 분크 대표가 가방, 지갑, 구두, 캐시미어 머플러를 잇달아 히트시킨 데 이어 여성복에도 도전장을 냈다.

석 대표가 지난달 처음 내놓은 분크 셔츠는 소매를 풍성하게 만들거나 허리 아래에 주름을 넣는 등 기성복과 다르게 디자인했다. ‘띠어리’ 등 명품 브랜드 셔츠를 제작하는 미국 공장에서 전 제품을 생산해 들여왔다.

가장 먼저 출시한 ‘버드 퍼프 셔츠’(사진)는 팔뚝 아래 부분을 풍성하게 만든 셔츠로, 21만원대인데도 출시하자마자 10여 분 만에 품절됐다. 현재 재생산에 들어갔다. 최근 선보인 ‘플로렐라 콤비 패턴 셔츠’ ‘올라 플리츠 셔츠’ ‘허밍 프릴 셔츠’ 등도 모두 출시 당일 다 팔렸다. 주름치마를 입은 것 같은 디자인의 올라 플리츠 셔츠, 꽃무늬가 들어간 플로렐라 콤비 패턴 셔츠를 비롯해 4종의 셔츠 1000여 장이 판매 30분 만에 매진된 것이다.

가방 브랜드인 분크가 여성 의류를 선보인 것은 석 대표의 패션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고 그의 코디 팁을 공유하는 유튜브 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석 대표가 분크 핸드백을 들고 있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옷, 구두는 어느 브랜드인가요?”를 묻는 댓글이 수십 개씩 달린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4만 명에 달한다. 지난겨울 분크에서 출시한 가죽장갑과 벨트, 캐시미어 스카프가 하루가 안 돼 다 팔린 것도 평소 석 대표의 패션을 눈여겨본 팔로어들이 몰려든 덕분이었다.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석 대표의 유튜브 채널 ‘SEOK TV’는 현재 1만5000여 명이 구독하고 있다.

핸드백업계에서는 2018년 시작한 신생 브랜드 분크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주목하고 있다. 대부분의 핸드백 브랜드가 고전하는 이때 온라인에 기반을 둔 브랜드 중 백화점이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에서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는 핸드백은 분크가 유일하다. 지난해 분크는 100억원 매출을 돌파했고 올해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석 대표는 “분명한 브랜드 콘셉트와 디자인 방향, 다채로운 색감 등이 분크의 강점”이라며 “분크의 콘셉트에 맞는 제품군을 프로젝트식으로 하나씩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