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아파트 분양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계획됐던 분양이 연기되는 현장이 늘면서 공급이 줄고 있어서다. 건설회사들이 분양 일정을 연기하거나 온라인상으로 모델하우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사 및 분양 관계자들은 예비청약자를 대상으로 홍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분양승인에 신중을 기하면서 일정이 순연된 곳도 적지 않다.
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월에 계획됐던 분양물량은 1만3789가구였지만, 실제 분양된 아파트는 5064가구에 그쳤다. 계획 대비 36.7%에 불과했다. 시장에서는 청약시스템 이관으로 지난 1월 한 달 휴식기를 거쳐 2월부터 본격적으로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쪼그라든 공급 속에서도 지방 아파트들은 청약 성적이 좋은 편이다. 지역 내에서는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난 데다 대기 수요가 많아서다. 수도권과 달리 규제가 덜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실수요를 비롯해 투자수요까지 몰리면서 지역 내 최고 기록을 달성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부산·대구에서 높은 청약경쟁률
부산에서는 한화건설이 부산 북구 덕천2의 1 구역을 재건축한 ‘한화 포레나 부산덕천’이 최근 2년 만에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 단지는 16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4920명이 몰렸다. 평균 88.2 대 1의 경쟁률. 전용면적 74㎡A형은 207.9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4개 주택형이 모두 해당지역에서 마감됐다.
대구에서도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타났다. GS건설이 대구 중구 남산4동 2478 일대에 선보인 ‘청라힐스자이’는 1순위 청약 결과, 39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만5710명이 접수했다. 평균 141.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면적 101㎡가 22가구에 9532명(경쟁률 433.3 대 1)이 몰려 가장 인기를 끌었다. 모든 주택형이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947가구로 이뤄진 이 단지는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이다. 당첨자 발표 후에도 모델하우스를 개방하지 않고, 비대면 방식으로 서류를 접수할 예정이다.
○전남, 강원, 충남 등도 잇단 공급
청약 호조 속에 지방 분양 시장에 대한 관심도 회복세다. 부산에서는 쌍용건설이 해운대구 중동 1369의 8 일대에 짓는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의 사이버 모델하우스를 지난 13일 열었다. 실제 모델하우스에 지어진 유니트(84㎡B, 84㎡C), 마감재, 모형도 등을 온라인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단지는 아파트 152가구, 오피스텔 19가구 등 총 171가구로 구성된다. 중흥토건은 이달 말 사상구 덕포동에서 덕포1구역 주택 재개발을 통해 ‘부산사상 중흥S-클래스 그랜드센트럴’을 선보일 예정이다. 1572가구 중 952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대구에서는 현대건설이 중구 도원동에 짓는 ‘힐스테이트 도원 센트럴’을 준비 중이다. 아파트 894가구와 오피스텔 256실로 구성된다. 현대건설은 또 중구 동인동 1가 일원에서 주거복합단지 ‘힐스테이트 동인 센트럴’을 분양한다. 아파트 410가구, 오피스텔 90실로 이뤄진 단지다. 화성산업도 남구 봉덕동 ‘봉덕2차 화성파크드림’을 공급한다. 499가구 중 403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덜한 호남지역에서도 아파트 공급이 잇따른다. 금호산업은 전남 순천시 서면 선평리 613 일원에서 ‘순천 금호어울림 더파크 2차’(349가구)를 분양한다. 지난해 단기간에 계약을 완료한 1차 단지와 인접했다. 한양도 순천시 용당동에 짓는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를 분양한다.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단지로, 총 1252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광주 남구 월산동에 ‘광주 월산 힐스테이트’를 다음달 공급한다. 741가구 중 161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