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9% 폭등…'피의 목요일' 낙폭 대부분 회복

입력 2020-03-14 08:01
수정 2020-06-12 00:02


간밤 미국 증시가 폭등해 전날 '피의 목요일'의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등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 도입 기대감 덕분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985.00포인트(9.36%) 폭등한 23,185.62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30.38포인트(9.29%) 뛴 2711.02, 나스닥 종합지수는 673.07포인트(9.35%) 급등한 7874.88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공포가 여전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연설에 대한 실망감으로 폭락했다. 다우지수가 9.99%,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각각 9.51%와 9.43% 급락했다. 이는 다우지수 120년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인 1987년 '블랙 먼데이'(-22.6%) 이후로 최대 낙폭이었다.

이날의 급반등은 다우지수의 포인트 기준으로 사상 최고 상승폭이었다.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됐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 적극적인 재정 부양책에 대한 약속이 나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근로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약 370억유로의 투자기금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주 정부 등에 약 500억달러의 자금을 코로나19 대응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코로나19 검사 능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등은 코로나19 대응 법안에 대한 합의가 임박했다는 발언을 했다.

세계 중앙은행들도 긴급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은 이날 30년 만기 국채 등을 포함한 다양한 만기의 국채 매입을 단행했다. 사실상 양적완화(QE)라는 평가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지난 주 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이날 0.5%포인트의 긴급 인하를 또 결정했다.

일본은행(BOJ)과 중국 인민은행(PBOC) 등도 자금(유동성) 공급 확대 방침을 전했다. 다음 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하나 QE가 단행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졌다.

국제유가 폭락에 대한 불안이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유시장 안정을 위해 에너지부에 전략비축유를 대량 매입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정규장 마감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세를 나타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