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터졌지만 전국의 주택 시장이 모두 위축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에 몰려 있던 유동자금은 올 들어 경기 수원, 오산 등 수도권 남부를 향하고 있다. 작년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나타난 ‘풍선효과’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3월 9일 기준) 오산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비해 1.95% 급등했다. 전주(0.98%) 대비 상승폭을 두 배 넘게 키웠다. 오산 아파트값이 1주일 만에 1% 넘게 오른 건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군포는 1.18% 오르며 전주(1.27%)와 같이 1%대 상승률을 유지했다. 4호선 별내선 연장 등 교통 호재로 구리 아파트값도 전주 대비 1.3% 상승했다. 주간 상승률 1%는 1년 단위로 계산할 때 52% 오른 수준이다.
앞서 지난 1~2월에는 수·용·성(수원·용인·성남)에 전세를 안고 매수하는 갭투자자가 대거 몰렸다. 수원 팔달구와 영통구는 지난달 10일 기준 전주 대비 각각 2.15%, 2.2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최고 상승률이다. 용인 수지구도 성복역 인근 단지 위주로 오르며 1.05% 급등했다.
외지인 거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3월 107건이던 수원 외지인 매매 건수는 11월 574건, 12월 765건으로 치솟았다. 영통구 외지인 거래 비중은 지난해 1~3분기 10%대에서 4분기 25%까지 늘었다. 실수요까지 더해지며 수원의 1월 주택 거래량(3868건)은 지난해 10월(1891건)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
서울은 강남에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매수세도 한층 잠잠해진 분위기다. 매주 0.02~0.06%의 소폭 상승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억5000만원에 손바뀜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1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