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래통합당 공천 잡음 폭발…김형오 공관위원장 전격 사퇴

입력 2020-03-13 13:21
수정 2020-03-13 13:23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서울 강남병 공천 결과를 철회하면서 공관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남병 김미균 후보에 대한 추천을 철회한다"며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전날 서울 강남병에 공천됐으나 과거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명절선물에 '감사하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려 통합당에 적합하지 않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김 위원장은 김 후보의 전략공천을 철회한 데 대해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이 사지 않으면 안 된다"며 "김미균 후보 같은 앞길 탄탄한 분을 어제 발표했는데 부득이 철회해야 하는 심정에서 이건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기로 했다"고 했다. '모든 사태'의 구체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은 강남병 공천 논란을 직접적인 사퇴 배경으로 들었지만 당 안팎에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 공천 재의 요구, 낙천자들의 공천 반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태영호 공천' 비판, 사천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컷오프'(공천배제) 당사자들의 반발, 사천 논란 등에 대해서는 "힘들게 영입하면 사천이라 하고 경륜 있는 분을 추천하면 돌려막기 구태냐고 하는 식인데, 그렇게 얘기하는 부분은 극소수라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된다"며 "공관위원 모두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다"고 반박했다.

공관위는 이석연 부위원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다른 공관위원들도 동반 퇴진 의사를 보였으나, 김 위원장이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관위가 강남병 공천 철회를 발표하기 직전 김 대표는 국회 정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NS 때문에 하룻밤 사이에 '문빠'(문 대통령 지지자)가 됐더라.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며 "기업인으로 정치적 고려를 한 것이지, 누군가를 강하게 지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치에 입문하리라 생각하지 않았고 기업가로서 문 대통령의 선물이 신기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저도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크게 실망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