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사생활' 전미도, 제2의 박해수 예감…신원호 매직 시작됐다 [이슈+]

입력 2020-03-13 09:44
수정 2020-03-13 09:47

신원호 매직이 다시 한 번 시동을 걸었다. 연극 및 뮤지컬 무대에서 쌓아온 박해수의 연기 저력을 널리 알렸던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이어 이번에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의사생활'로 배우 전미도가 주목받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2일 첫 방송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유료플랫폼에서 가구 평균 6.3%, 최고 8.3%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방송 전부터 이미 수많은 예비시청자를 끌어 모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앞선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히트시킨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또 다시 손 잡고 만들어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박해수라는 배우가 빛을 발했던 바, 이번에도 대학로 뮤지컬 스타인 전미도가 캐스팅됐다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전미도가 맡은 송화 역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의대 동기 5인방에서 유일한 홍일점이다. 그렇기에 신원호 PD 또한 배역 선정에 고민이 많았다고.


지난 10일 진행된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신 PD는 "송화 캐릭터가 홍일점이라서 가장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전미도는 뮤지컬계에서 워낙 유명해 만났는데 '이 사람이 송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주연인 조정석과 유연석의 추천도 한 몫했다. 신 PD는 "조정석이 연기자 한 명을 추천하겠다면서 전미도를 이야기했다. 그 다음날 유연석이 또 전미도를 추천하더라. 캐스팅을 결정하는 큰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전미도가 연기하는 송화는 의대 동기 5인방의 실질적인 정신적 지주다. 단점이 없는 게 단점일 정도로 매사 완벽하고 똑 부러지는 인물이다. 첫 방송부터 전미도는 이 같은 캐릭터의 성격을 십분 살려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당차고 씩씩한 모습으로 의대 동기들과의 '케미'를 이끌어내는가 하면, 환자들을 대면하는 장면에서는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은근한 따뜻함이 베어나왔다.

첫 방송은 따로 또 같이 의사로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의대 동기 5인방 익준(조정석), 정원(유연석), 준완(정경호), 석형(김대명), 송화가 다시 뭉치게 된 사연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먼저 20년 지기들마저 처음 알게 된 정원의 반전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갑작스러운 정원의 부친상으로 장례식장에 모이게 된 친구들은 정원의 아버지가 송화가 다니는 율제병원 회장이라는 사실에 놀랐고, 지금까지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은 정원을 향한 당혹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정원 가족의 비밀이 한꺼번에 밝혀졌다. 5남매 중 막내인 정원을 제외하고 모두 신부, 수녀의 길을 선택한 상황에서 병원을 이어갈 사람은 안 씨 집안 유일한 의사인 정원 뿐이었다.


하지만 정원은 그 자리를 양보했고 대신 VIP 병동의 운영과 관리를 맡겨 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정원은 바로 익준, 준완, 석형, 송화를 불러 모았고, 율제병원에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정원의 제안에 석형 역시 한 가지 조건을 거는데 바로 '다시 밴드를 하자'였다. 준완과 송화는 손사래 치며 거부했지만 준완의 약점을 쥐고 있는 정원의 반협박과 절대 음치이지만 보컬에 꿈이 있는 송화에게 보컬 자리를 맡기면서 의대 동기 5인방의 밴드 재결성과 율제병원 출근이 동시에 확정됐다.

이후, 밴드를 하기로 결정하고 다시 모인 5인방의 모습과 함께 20년 전 이들의 풋풋했던 첫 만남의 순간이 공개됐다. 의예과 첫 MT 때 장기자랑 자리를 피해 나온 정원과 석형은 작은 창고를 발견하고 시간을 때울 요령으로 그곳에 들어간다. 하지만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익준과 준완을 발견한다. 좁은 창고 안에서 딱 붙어 앉아 어색한 통성명을 한 네 명의 친구들. 일단락됐다 싶은 순간 창고 문이 열리며 마지막으로 송화가 들어왔다. 쪼르르 붙어 앉은 다섯 친구들. "우리 이것도 인연인데 기념사진 한 방 찍을까"라는 송화의 말을 시작으로 친해진 20년 지기들의 스토리가 궁금증을 배가시켰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첫 방송부터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은 물론 곳곳에 배치된 웃음 포인트로 재미를 더했다. 또한 평범한 의대 동기 5인방의 소소한 일상과 더불어 의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졌다.

여기에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의 완벽한 연기 시너지는 물론 김해숙, 김갑수, 성동일 등 연기 만렙 배우들이 리얼리티와 공감을 높였다. 특히 신원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이우정 작가의 사람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더해져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같은 병원에서 일하며 다시 한번 밴드로 뭉치게 된 의대 동기 5인방의 우정과 삶의 희로애락을 그려낼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어떤 위로와 웃음 그리고 공감을 선사할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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