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163조원 양적완화…금리는 동결

입력 2020-03-13 00:27
수정 2020-03-13 00:2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번지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채권) 매입을 확대하고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일시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ECB는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채권 매입 규모를 1200억유로(약 163조원) 더 늘리기로 했다. 기존 월 200억유로 수준의 채권 매입은 그대로 유지한다.

ECB는 또 저금리로 유럽은행들에 대출해주는 LTRO를 도입하기로 했다. ECB는 “금융시장과 은행 시스템에서 유동성 부족 신호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이런 정책은 필요 시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는 현행 0%로 유지했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고, 이후 캐나다와 영국도 0.5%포인트씩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대국민 연설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500억달러(약 52조원) 저리 대출과 7000억달러(약 835조원) 규모 세금 감면 등의 조치를 의회가 속히 승인하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와 함께 근로자 임금 손실 보상과 항공·여행업계 지원 등의 부양책을 검토 중이다.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후 비보험자에 대한 검사비와 진료비 지급,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등을 담은 독자적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미 의회는 이 가운데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방안을 논의하고 표결할 예정이다. 막대한 규모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급여세 감면 등을 제외한 상당수 정책이 통과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망했다.

미 재무부는 이와 별도로 개인과 중소기업에 오는 4월 15일인 납세 시한을 6개월에서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세금 신고 기한 연장으로 2000억달러(약 240조원) 이상을 시장에 쏟아붓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치는 의회 승인 없이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상존하는 영국은 11일 300억파운드(약 46조원)의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중 50억파운드는 국민보건서비스(NHS)를 포함한 공공서비스에, 70억파운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과 근로자에게 지원한다.

일본은 육아 가구에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포함한 긴급 경제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임시 휴교, 공장 휴업 등으로 일을 오래 쉬어야 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가계 부담이 커지는 육아 가구에 1인당 월 1만~1만5000엔을 지급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현우 기자/런던=강경민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