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주총 포커스] 돌턴·삼영무역, 경영권 분쟁으로 치닫나…주주명부 열람 '충돌'

입력 2020-03-12 19:19
수정 2020-03-12 19:21
≪이 기사는 03월12일(16:4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돌턴인베스트먼트가 국내 1위 안경렌즈 전문 업체 삼영무역에 주주명부 열람·복사 가처분신청을 냈다. 주주명부에 담긴 주주의 이름과 주식수를 파악하기 위한 시도다.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돌턴은 지난 10일 삼영무역을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주주명부 열람·복사 가처분신청을 냈다. 주주명부는 주주의 이름과 주식수는 물론 주소를 비롯한 개인정보도 담겨있다. 돌턴은 삼영무역에 명부를 열어보고 복사할 권리를 요청한 것이다. 상법에 따라 주주와 채권자는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할 수 있다.

삼영무역은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 주총 표 대결을 앞두고 더 많은 의결권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이같은 주주명부 열람·복사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 특정 주주들의 결집에 나서기 위해서다. 돌턴은 지난달 삼영무역에 지속적으로 주주명부 열람·복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삼영무역이 주주명부를 제공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돌턴은 올해 정기 주총 때 조성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감사와 박동흠 현대회계법인 회계사를 삼영무역의 신규 감사 후보로 추천했다. 삼영무역은 돌턴의 주주제안을 무산시키기 위해 상근 감사 자리를 없애고 정관 변경을 통해 감사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주총 당일엔 삼영무역이 상정한 감사위원회 설치를 담은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이 먼저 표결을 거치게 된다.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이 통과되면 돌턴이 주주제안으로 올린 감사 선임 안건은 자동 폐기된다.

이와 관련 돌턴은 주주들에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면서 삼영무역이 추진하고 있는 감사위원회 설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돌턴은 "감사 후보 선임을 무력화하기 위해 정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며 "삼영무역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율이 50%에 달해 최대주주가 선호하는 이사 후보만이 추천되기 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사 선임은 3%룰로 인해 주주가 제안한 감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영무역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감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또 "삼영무역은 지배구조, 투명성, 자본시장 정책, 시장 커뮤니케이션 등이 부족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돼 있다"며 "주주제안으로 올린 감사 후보들이 이런 저평가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