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안에 국내 증권사들이 잇따라 코스피지수 저점 전망을 낮추고 있다. 반등을 위해서는 우선 다음 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원회(FOMC)에서의 조치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2일 코스피지수의 연간 전망치를 1800~2200으로 낮췄다. 기존에는 코스피 기업들의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를 8%로 봤으나, 코로나19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1800~2200은 ROE 7%를 가정한 수치다.
박소연 연구원은 "만약 이번 사태가 신용위험을 야기하는 수준까지 확산된다면 2020년 한국 시장의 ROE는 2008년과 2019년 수준이 6%까지 낮아진다"며 "코스피 역시 1700선 수준의 하락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의 점진적 정상화, 각국 중앙은행의 자산매입 등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소비진작 효과 등이 나타난다면 현 수준에서 극단적 하락을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당장 다음 주 FOMC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만약 금리인하 조치만이 시행된다면 시장은 추가 급락할 것으로 봤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기업들이 돈을 못 버는 현금흐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돈을 직접적으로 주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권 매입 확대 등을 기대했다.
전날 KB증권도 코스피의 연저점 전망치를 1850으로 낮췄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에 국제유가 급락이 더해지면서 올 상반기 미국과 유럽, 일본의 일시적인 기술적 침체 위험이 높아졌다"며 "경제활동이 멈춤에 따라 현금흐름이 막힌 기업들의 단기 신용위험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유럽과 미국의 전염병 확산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정점은 다음 달 형성될 것으로 봤다.
이어 "전세계 중앙은행과 정부 정책의 핵심은 상반기까지 신용 공급을 통해 현금흐름이 취약해진 필수기업들의 디폴트 위험을 차단하는 데 있다"며 "4월까지는 6개월 후를 바라보고 분할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