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1일 "민주당의 대국민 사기극 제1탄 '조국편'에 이어 제2탄 '총선편'이 시작됐다"며 "이번 작품의 소재는 '비례위성정당'이다"라고 맹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 '민주당의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제목을 붙여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이낙연은 "우리가 만들겠다는 거 아니잖나"라고 말하나 본인도 아마 그렇게 안 믿을 것"이라며 "지금 당의 밖에서 진행되는 위성정당 만들기가 민주당과 교감 없이 이루어진다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연구원을 맡고 있는 양정철 원장을 저격했다. 민주연구원은 최근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논리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 전 교수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불가능하다. 1986년 이후 어느 한 당이 탄핵에 필요한 200석을 차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탄핵 역풍으로 압승을 거둔 2004년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받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명분으로 탄핵 저지를 내세운 데 대해 "허위로 위기감을 조성해 열성적인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것"이라고 진 전 교수는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와 정권의 실정으로 느슨해진 외곽의 지지층에 다시 투표장에 갈 명분을 마련해줄 수 있다"며 "정치인들이 종종 사용하는 공포 마케팅"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이성적 판단을 못하게 된다"며 "통합당의 심재철이 멍청하게 명분을 준 것"이라고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이 정의당이나 민생당과는 손 잡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진 전 교수는 "(정의당과 민생당이 들어오면)의석을 둘러싸고 치열한 밥그릇 싸움이 벌어지니 그 당들은 빼는 게 좋다"며 "미래당, 조국당, 손혜원·정봉주당(열린민주당) 등에 1~2석씩 나눠주고 나머지는 고스란히 자기들이 차지하는 게 좋다"고 했다. 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만 19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기존대로 선거를 치를 때 예상되는 7석보다 12석이나 많은 의석을 얻게 된다. 진 전 교수의 관측대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정당에 1~2석씩만 나눠줘도 최소 13석은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진 전 교수는 "'돈세탁'만 있는 줄 알았더니 민주당 사람들은 이렇게 '당세탁'도 한다"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이 비례대표를 안 낼 경우 지지자들의 표가 100% 위성정당으로 옮겨질지 의문이다"며 "원칙을 파괴하는 이런 꼼수가 절대로 지지자들의 투표 의욕에 도움이 될 리 없다"고 했다. 또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지역구에 미칠 영향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유권자들의 '의사'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유권자를 선거공학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