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인데…'휴지 다발' 사려고 머리채 잡고 왜 싸울까

입력 2020-03-11 15:10
수정 2020-03-11 17:20


'휴지 다발'을 두고 고객들끼리 머리채를 붙잡고 싸우는 일이 벌어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대유행) 우려로 전 세계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뿐 아니라 진열대 위 휴지까지 동나고 있어서다.

11일 외신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의 한 슈퍼마켓에서 마지막 남은 휴지 다발을 서로 사기 위해 이용객들이 머리채를 잡으며 싸웠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소매업체들은 방문자들의 1회 휴지 구매량을 제한하고 있다. 영국의 일부 슈퍼마켓에서도 휴지 제품이 바닥난 상태로 알려졌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 외에 휴지까지 동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미국 CNN방송은 "코로나19 확산 탓에 사람들이 휴지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과 이탈리아 등의 국가에서 대규모 격리·봉쇄 조처를 단행하자 다른 나라 국민들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판단하에 극단적으로 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루크 피쇼프 미 카네기멜런대 공학공공정책부 교수는 "정부가 국민을 보호해주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람들은 앞으로 휴지가 더 필요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방송을 통해 전했다.

이 방송은 아울러 사재기 관련 뉴스가 실생활에서 사재기를 더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뉴스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텅 빈 진열대 사진을 본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빨리 자신도 사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테일러 교수는 "사람들은 사회적 동물이라, 다른 사람을 보면서 무엇이 안전하고 위험한지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며 "사재기를 목격하는 것은 공포가 전염되는 효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