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을 출마 김병준 "문재인 정부서는 노무현마저 설 곳 없어"

입력 2020-03-11 14:25
수정 2020-03-11 14:27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15 총선 세종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이 집단에서는 노무현마저도 설 곳이 없다"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의 4·15 총선 세종을 지역구 공천을 받은 김 전 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노무현의 기본정신이었던 분권과 자율의 정신은 국가주의의 경향으로 대체되고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강조했던 정책기조도 분배정책 지상주의로 대체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는 노무현이라는 지도자와 그를 지지하는 개인들의 집합이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출발 전부터 이념·노동·운동 세력의 집합이어서 경직될 수밖에 없고 특정 이념이나 노선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굴레를 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가치와 이념에 경도된 채 권력을 이용해 세상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겠다고 생각하다 보니 억지가 나타난다. 조국 사태와 검찰 개혁에서 보듯 불의를 정의라 하고 불공정을 공정이라 한다"며 "이 집단에서는 노무현마저도 설 곳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그는 자신을 '세종시 제안자와 초기 설계자'라고 지칭하면서 "세종시가 자신의 설계와 달리 흔한 신도시에 머물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위원장은 "세종의 꿈을 다시 깨우겠다. 특별한 자치권으로 자유로운 정신과 창의가 샘솟고 교육과 문화 그리고 경제 산업의 다양한 실험이 이뤄지는 도시, 미래 한국의 문을 여는 도시로 만들자는 꿈"이라며 "세종의 미래가 국가의 미래"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회견 후 질의응답에서 "세종에 제2의 국회의사당이나 대통령 제2 집무실 설치는 현 헌법 체제에서도 가능하다"며 "행정수도로서의 세종시 완성은 기본공약이고 미래도시로서의 소프트웨어 부분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세종시는 최근 선거구획정안을 반영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며 갑·을 지역구로 나뉘었다. 김 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 기준으로 북측의 원도심 세종을에 출마한다.

세종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로 통합당에서는 당선이 쉽지 않은 곳이다. 이 대표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민주당은 아직 이곳의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