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90명이 발생하면서 수도권에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콜센터 직원 중 경기·인천 거주자가 확인됐고 이 지역이 교통의 요지여서다.
11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에서 일어난 코로나19 대규모 집단발생의 확진자 규모가 11일 0시 기준으로 90명"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파악한 구로구 콜센터 관련 확진자의 거주지는 서울 62명, 경기 13명, 인천 15명으로, 이는 서울에서 발생한 최대규모의 집단감염 사례다. 서울시는 현재 같은 건물내에 다른 층에 있는 사람들도 검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아직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직원이 다수여서 추가 환자가 계올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수도권 대확산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구로 콜센터가 위치한 코리아빌딩 11층에 첫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 8일이다. 보건 당국은 지난 4일부터 콜센터에서 의심 증상이 나타난 사람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일주일 이상 지역사회 노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접촉자 중 감염자가 있다면 또 다른 집단감염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서울 노원구에 사는 50대 여성의 첫 감염 사례가 나오고 이틀만인 어제 확진자가 대폭 늘었다. 때문에 구로구는 확진자가 나온 직후 건물 전체를 소독한 뒤 폐쇄하고 사무실 공간이 있는 1층부터 12층까지를 전면 폐쇄했다. 또 당시 근무했던 콜센터 직원과 교육생 등 207명을 자가 격리 조치하고 차례로 검사를 시행했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만큼 동선을 따라 지역사회로 감염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선 확진자들 거주지가 수도권 각지에 퍼져 있다. 서울을 비롯해 인천, 경기도 부천과 안양, 광명, 김포, 의정부 등 수도권 곳곳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진자들의 동선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단순히 확진자와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가 감염된 사례도 있는 만큼 동선을 따라 지역사회로 감염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또 코리아빌딩 부근 지하철 신도림역의 경우 하루 유동 인구가 9만 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이들 동선에 따라 승객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됐을 우려도 있다.
건물 안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총 19층짜리 건물에는 오피스텔과 다른 콜센터도 입주해 있고, 7층부터 9층까지 콜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만 5백여 명에 13층부터 19층에 있는 오피스텔에는 140세대가 입주해 있다.
방역당국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건물 뒤쪽 간이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과 입주사 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다. 당국은 확진자의 접촉자와 동선을 파악해 지역 확산을 막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역시 지역사회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국민의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연결고리가 분명치 않은 집단감염이 서울, 경기에서 발생할 경우 제2의 신천지 같은 폭발적인 증폭집단이 될 우려가 있다"며 "치료제와 백신이 당장 없는 상황에서 연결고리를 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개별 환자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통해서 감염원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도 "시설 폐쇄 명령도 할 수 있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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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