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양파, 다시 '金양파' 된 이유…코로나와 중국

입력 2020-03-11 11:10
수정 2020-03-11 11:12
# 코스트코 양재점에서 장을 보던 정수영씨는 양파값을 보고 깜짝 놀랐다. 4kg짜리 양파 1망이 8500원이나 했기 때문이다. 1월엔 같은 양이 6000원 정도였는데 두 달새 2500원이나 오른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엔 양파가 풍작으로 많이 쌌던 탓에 올해 양파는 더 비싸게만 느껴졌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정 씨는 조심스럽게 한 망을 카트에 실었다.

지난해엔 폭락했던 양파가 올해는 금(金)양파가 됐다.

11일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양파 1kg 상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2529원으로 평년보다 28.4% 상승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42.7%나 껑충 뛰었다.

도매가격도 올랐다. 양파 20kg 상품의 평균 도매가격은 2만3200원으로 평년보다 14.3% 상승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양파값이 더 비싸다고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엔 양파가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20kg 상품 양파 평균 도매가격은 8400원, 1kg 상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1347원 수준이었다.

올 들어 양파 값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공급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저장양파의 재고량은 8만7000톤으로 작년보다 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저장된 양파의 감모율이 높은 탓이다.

여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양파의 저장 비용이 들어가면서 1월이나 2월 대비해서도 가격이 오르고 있는 추세다.

반면 수요는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집밥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도매가격이 오른 배경은 지난달 신선양파의 수입량이 감소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신선양파 수입량은 중국 수출여건 악화로 454톤을 기록했다. 2018년 2월(2319톤)과 비교하면 80%나 감소한 것이다.

수입양파는 주로 음식점 등에 사용되는 만큼 소매가격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가정에서 구입하는 양파는 주로 국내산이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다음달 햇양파가 출하되면 양파값이 점차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월 신선양파 수입량도 지난해 3515톤 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된다.

정부는 가격이 안정화 될 때까지 매주 500~1500톤을 공매로 방출하고, 가락시장 등 공영도매시장에서 하루 양파 40~50톤을 출하할 계획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