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대로 지난 2월 중국의 주요 거시경제지표가 매우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중국 본토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활발한 편이다. 이를 근거로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협보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 및 유동성 공급에 좀 더 관심을 둘 때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중국 본토시장을 대표하는 대형주 300개로 이뤄진 CSI300지수는 지난 5일 4206.73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1월 수준을 회복했다. 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 이후 상승세가 더욱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중국의 2월 PMI는 수치만 놓고 보면 그야말로 끔찍한 수준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점보다도 낮았다.
이는 언뜻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생리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로 볼 수도 있다. 시장에서 이미 노출된 뉴스는 정작 발표 시점에서 추가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예정된 악재가 돌출된 이후 벌어질 시나리오에 관심을 집중하기 마련이다.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사태의 중심에 선 중국 정부 또한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실물경제 상황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심각하다는 사실을 지표로 확인한 이상 더 이상 머뭇거릴 명분이 없다. 경기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다양하다. 기왕 경기부양을 하는 김에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성장정책에 좀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 중국이 경기부양에 나서면 수혜 대상으로 건설, 교통 등 인프라 관련 업종이 첫손에 꼽혔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터넷과 미디어, 그리고 정보통신산업이 최대 수혜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중국 정부가 그리고 있는 미래 성장 청사진에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선 미디어와 정보통신 업종 비중이 높은 ‘아이셰어즈 MSCI 차이나 ETF’를 추천한다. 이 ETF가 추종하는 MSCI 차이나지수는 중국 기업을 대표하는 지수로 인터넷과 미디어, 정보통신 비중이 40%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김도현 <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