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3개월 만이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항공편으로 우한에 도착해 후베이성과 우한의 코로나19 방역 업무를 시찰했다. 시 주석은 일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을 비롯해 군인, 주민센터 근무자, 경찰, 자원봉사자, 환자, 시민 등을 위로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가 발병한 이후 우한을 찾지 않았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시 주석의 위임을 받아 지난 1월 27일 우한을 방문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코로나19업무 영도소조(태스크포스) 조장도 리 총리가 맡았다. 시 주석은 베이징에서만 두 차례 방역 업무 현장을 시찰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시 주석의 우한 방문은 중국 전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하게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코로나19 방역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명이라고 발표했다.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신규 확진자는 두 명에 그쳤다. 이들 두 명은 모두 외국에서 입국한 사람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이날부터 일본인 관광객의 비자 면제를 일시 중단했다. 일본 정부가 전날부터 중국발 여행객을 대상으로 입국 비자 효력 정지 등의 조치를 한 데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주중 일본대사관에 일본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15일 이내 체류에 한해 인정하던 비자 면제를 10일 0시부터 일시 정지한다고 통보했다. 정지되는 비자 면제 조치는 여행과 친구 방문, 환승이 목적인 경우다. 사업이나 친족 방문을 위해 입국하면 비자 면제 조치가 적용되지만 입국 시 중국 내에서 초청한 사람이 7일 이내에 발급한 서류 원본을 제시해야 한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사업 목적의 방문이더라도 중국 내에서 이동은 상당히 제한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