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은 2006년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을 세웠다. 본격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현대백화점은 여성, 아동에게 초점을 맞췄다. 매년 소외계층 아동과 결연을 맺고 생계비와 장학금을 전달했다. 작년 한 해에만 400여 명에게 총 5억원을 지원했다.
각 계열사들도 동참했다. 현대홈쇼핑은 2017년부터 ‘하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여성 청소년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무료로 맞혀 주고 여성용품도 나눠줬다. 20~30대 출산 여성을 위한 육아용품 지원 사업도 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8년부터 미혼모 자립을 도왔다. 산후 조리비와 생계비 등을 지원했다. 현대백화점은 아이들의 창의성 증진 목적으로 2015년 판교점에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을 열었다.
이런 식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최근 10년간 여성·아동 등 취약계층 지원에 쓴 지원금은 1231억원에 달했다. 연평균 100억원 이상을 썼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이 같은 지원은 유엔도 인정하는 ‘모범사례’가 됐다.
지난 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4회 유엔 여성지위위원회(CWS)에서 현대백화점의 여성·아동 관련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공식 의견서로 채택됐다. 공식 의견서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 명의로 54개 회원국에 배포된다. 벤치마킹할 만한 프로그램이라는 권고도 전달된다. 또 유엔의 공식 문서로 영구 보관돼 193개 유엔 회원국 전체가 상시 열람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을 추천한 UN지원SDGs협회의 김정훈 사무대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연구하고 개발한 여성·아동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 기업들이 즉시 실행할 수 있는 최적화된 모델”이라며 “이번 의견서 채택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여성·아동 사회공헌 사업은 글로벌 스탠더드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유엔 여성지위위원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기능 위원회 중 하나다. 매년 세계 각국 대표와 관련 기구들이 모여 여성의 권익 증진 사례를 공유하고 효과적인 이행 방안을 모색한다. 이번 여성지위위원회에선 각국 정부·유엔 기구·비정부기구(NGO) 등이 제출한 의견서 총 3000여 개 가운데 180여 개를 공식 의견서로 채택했다. 이 중 현대백화점그룹은 유일한 기업 사례로 꼽혔다.
장호진 현대백화점그룹 사장은 “여성·아동 등 소외계층의 경제적·사회적 자립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