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계속 확산하면서 은행권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일상적인 마스크 착용, 손 소독만으로는 커지는 고객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복장 규율을 한시 폐지하는가 하면 고객 창구에 유리벽(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의 서울 지역 한 영업점에 다니는 직원 A씨는 이번주부터 유니폼 대신 사복을 입고 출근한다. 이 은행은 지난 9일부터 유니폼을 원하는 사람만 착용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같은 유니폼을 계속 착용하고 근무하는 데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율복장이 옷을 자주 세탁해 입을 수 있어 더 위생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유니폼을 강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은행은 영업점에 유리벽도 속속 설치 중이다. 하나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새마을금고 등은 대구·경북 지역 지점 고객 창구에 유리벽을 설치했다. 고객 상담 시 분비물 등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자는 의도다. 한 은행 지점 직원은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도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아 영업점 방문 소비자가 크게 줄었다”며 “유리벽을 설치하니 일부 소비자는 상담 중간에 마스크를 벗을 만큼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영업점 외에 콜센터 관련 비상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서울 구로 지역 콜센터에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다수의 직원이 근무하는 은행 콜센터에 대한 우려도 커졌기 때문이다. 콜센터 직원 자리 배치를 가로 일렬 방식으로 떨어뜨리거나, 다른 층 출입을 아예 할 수 없도록 출입증 시스템을 바꾸는 식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