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탄생 주역' 정병국 불출마…이찬열은 컷오프

입력 2020-03-09 19:11
수정 2020-03-10 01:44
‘보수 통합’ 주역인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5선·사진)이 4·15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찬성 논란이 일었던 이찬열 의원(3선)은 공천 배제(컷오프)됐다. 바른미래당 출신 중에서 가장 먼저 통합당에 합류한 김중로 의원은 세종갑에 출마한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통합 과정에서 절대적 기여를 한 정 의원이 그 정신을 끝까지 살리기 위해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정 의원에게 ‘중진 험지 출마’ 원칙을 적용해 경기 수원 출마를 종용했으나 여주양평에서 내리 5선을 한 정 의원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보수당 출신인 정 의원은 새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이 합쳐 통합당이 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정 의원은 공관위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25년 정치 여정 가운데 늘 개혁의 칼을 주장해왔고, 이제 그 칼날이 저를 향한다”며 “거부하지도 피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공관위는 여주양평에 김선교 전 양평군수를 공천했다. 김 전 군수는 양평에서만 내리 세 번 군수로 당선한 전력이 있다. 김 전 군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미 공천을 받은 최재관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과 여의도 입성을 다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바른미래당 당권파 출신 이찬열 의원은 컷오프됐다. 이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수원갑에는 이창성 전 자유한국당 수원갑 당협위원장이 출마한다. 이 전 위원장은 민주당 후보인 김승원 변호사와 맞붙는다. 이 의원의 컷오프는 예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공관위는 그동안 패스트트랙에 찬성한 이 의원과 임재훈 의원에게 공천을 주기 힘들다는 뜻을 밝혀왔다.

김중로 의원은 세종갑에 출마한다. 통합당은 이미 세종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천하겠다고 밝혔지만, 새로운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세종이 갑과 을로 나뉘면서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세종갑에는 김 의원이, 구시가지인 세종을에는 김 전 위원장이 출마하게 됐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박재순 전 자유한국당 경기 수원무 당협위원장(경기 수원무), 심규철 전 의원(경기 군포), 한기호 전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에 대한 공천도 확정했다.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비례대표 공천 신청을 했다가 한 시간 반 만에 철회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고심 끝에 결정하고 비례대표 신청을 했지만 총선 불출마 약속에 대한 일부 문제 제기가 있어 공천 신청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