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채권시장 '화들짝'…국고 3년물, 사상 첫 0%대 기록 후 반등

입력 2020-03-09 16:51
수정 2020-03-09 16:53


국내 채권시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스며들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0%대를 기록했다. 이후 낙폭을 되돌려 후 소폭 하락 마감했다. 4월 이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은 형성되지 않아서다.

9일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4.0bp(1bp=0.01%포인트) 내린 연 1.03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인 연 1.029%와는 0.009%포인트 밖에 차이나질 않는다.

이날 3년물 금리는 개장 직후 연 0.998%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반등했다. 3년물 금리가 장중 1% 미만에 거래된 것은 최초로 알려졌다.

5년물 금리도 연 1.127%로 전날보다 5.5bp 하락했다. 이에 3년물과 5년물 모두 기준금리인 연 1.25%를 하회하고 있다.

장기채 금리도 내렸다.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8.4bp 내린 연 1.286%, 20년물과 30년물은 각각 10bp, 10.5bp 내린 연 1.334%와 연 1.350%로 거래됐다.

이날 단기채와 장기채 금리가 모두 하락한 것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팬데믹(대유행) 우려가 커져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세계 확진자는 10만330명, 사망자는 3408명에 달한다.

다만 0%대 금리를 터치한 이후 낙폭을 되돌린 것은 4월 이후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서 형성되지 않아서란 관측이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3년 만기 국고채가 낙폭을 되돌린 것은 기정사실이 된 4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 추가로 금리를 내릴 수 있을 지에 대한 전망이 시장 내에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증권사 위주로 추가 인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현재 금리 수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달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추가로 금리를 내리거나, 미국 중앙은행(Fed)가 최근의 '빅 컷'(50bp 인하)에 이어 금리를 더 내리지 않는 이상 0%대의 국고 3년물 수준은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