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의 트래픽 확보용으로 시작된 공짜 웹툰이 실적 성장을 이끄는 '황금알 낳는 거위'로 자리 잡았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가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리는가 하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성과도 고무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는 방영 5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한 후 계속 두 자릿수 시청률을 이어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인기에 카카오가 보유한 동명의 원작 웹툰이 재조명되면서 지난달 이 웹툰의 누적 독자 수도 1200만명을 돌파했다.
웹툰 원작 드라마와 영화는 갈수록 성장세다. 1000만 관객 영화 '신과 함께'를 비롯해 700만 관객을 동원한 '내부자들', 인기를 끈 드라마 '미생', '치즈인더트랩',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이 웹툰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네이버웹툰은 2018년 영상 기획·개발을 담당하는 자회사 스튜디오N을 설립해 웹툰·콘텐츠 IP를 활용한 사업화에 본격 뛰어들었다. 카카오 역시 영상 제작 자회사 카카오M을 통해 카카오페이지 웹툰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하는 데 팔을 걷었다.
웹툰의 성장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증권가가 추정한 라인웹툰, 라인망가를 포함한 네이버웹툰의 작년 거래액은 6000억원에 달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 픽코마(카카오재팬)를 통해 지난해 4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IP 사업과 더불어 웹툰의 유료결제, 간접광고(PPL) 등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정착되면서 실적을 끌어올렸다.
웹툰은 포털의 해외 진출에도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글로벌 웹툰 플랫폼을 출시하며 해외 무대에 진출했다. 구글플레이 앱마켓 만화 분야 수익 기준 전세계 100개 이상 국가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작년 4분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월간 이용자 수는 6000만명을 돌파했다. 북미에서만 월간 이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4분기 글로벌 전체 거래액은 전년 대비 60% 넘게 성장했다. 이 중 해외 비중이 20%를 기록했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 초 투자자설명회에서 "(웹툰의) 미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의 현지화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스페인, 프랑스 등으로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수립해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올해를 K-콘텐츠 글로벌 확대 원년으로 삼았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올해는 대만, 태국, 중국으로 웹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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