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환자 증가폭 둔화…하루 최대 800명서 165명으로

입력 2020-03-09 16:29
수정 2020-03-10 00:36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증가폭이 둔화돼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한국을 제외한 유럽 등 해외 환자가 1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방역당국은 국내 추가 확산을 막는 것은 물론 해외 유입 차단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전날 오후 4시보다 165명 늘어난 7478명이라고 9일 발표했다. 사망자는 54명이다.

하루 800명 넘게 치솟던 국내 환자 증가폭은 크게 둔화됐지만 해외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96개 나라 해외 확진자는 이날 기준 10만 명을 넘었다. 지난달 21일 첫 환자가 보고된 이탈리아 확진자는 7375명이다.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환자가 늘면서 유럽 확진자는 1만 명을 넘었다. 이란 등 중동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도 6992명에 이른다.

해외 유행국에서 감염된 뒤 국내로 입국하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경기 수원에서는 이탈리아 등을 다녀온 24세 남성이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7일 서울 은평구에서는 스페인과 프랑스를 다녀온 33세 남성이 확진됐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국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고 국외 추가 유입을 억제하는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중국 등에 적용하는 특별검역절차를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병원 내 감염 위험도 높아졌다. 이날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지하 2층 통증센터에서 환자 안내 업무를 맡아온 직원(35·여)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신천지 신도로 알려졌다. 병원 통증센터는 폐쇄됐다.

동대문구 동안교회에서는 이날까지 5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또 하나의 집단감염지가 될 우려가 커졌다.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동안교회 전도사를 시작으로 그와 접촉한 27세 남성 2명, 25세 여성 1명이 8일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27세 남성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29세 여성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구로구에서는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에 근무하는 직장인 7명이 한꺼번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는 위중한 코로나19 환자는 42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중증 이상인 환자는 65명으로 전날보다 5명 늘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