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르제이의 스타일라이프⑯] 내추럴한 女子 “진정한 스타일은 자연스러움에서 비롯한다”

입력 2020-03-09 10:47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청결하게 먹고,

가볍게 바르고,

편안하게 입는

여자는 쉽게 늙지 않는다”



일하는 기쁨으로 사는 아줌마도 가끔은 휴식이 필요합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남는 시간은 거의 가족에게 할애하지만 한 번씩은 저를 위한 선물을 사러 갑니다.

아줌마의 스트레스 해소에는 ‘아이쇼핑’만큼 좋은 게 없죠.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는 것도 좋지만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다니며 구경하고 먹는 자체가 더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대부분 남편과 아이 물건만 사들고 돌아오는 날이 많지만 기분은 한껏 좋아집니다.



작정하고 제 옷이나 물건을 사는 날은 정말 신중하게 쇼핑을 해요. 주부로 10년 가까이 살다보니 나를 위해 뭔가 산다는 게 조금 익숙지 않네요. 그나마 오래 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아이템을 사면 좀 덜 미안한 기분이 들까 싶어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특히 옷은 까탈스럽게 살펴보고 사는 편이에요. 몸에 직접 착용하는 옷은 사이즈나 디자인이 조금만 차이가 나도 전혀 다른 느낌이 나거든요. 언뜻 보면 비슷한 옷도 막상 입으면 전혀 다른 옷이 되는 경험이 한 번쯤은 있잖아요.



‘’패션은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청결함과 단정함은 ‘자연스러운 상태’를 말합니다“



저는 나이를 먹을수록 단순하고 심플한 옷에 손이 갑니다. 일상복으로 자주 또 오래 입을 옷은 단조로운 컬러의 심플한 디자인이 좋아요. 어디나 매치하기 쉽고 유행에 상관없이 기분 좋게 입을 수 있거든요. 여기에 견고한 소재까지 갖춰진 옷은 10년이 지나도 한결 같은 멋이 있어 더욱 애정이 갑니다.

장식이 많고 디테일이 화려한 옷이 ‘철새’ 같은 운치가 있다면 단순한 옷은 ‘텃새’ 같은 은근함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저는 '텃새'인가 봐요. 어릴 때는 '철새'였던 것 같아요.

옷은 디자인이 화려해질수록 기분전환은 확실하지만 유통기한은 짧아져요. 몇 번 입으면 쉽게 질리고 심지어 몇 달이 지나 유행이 바뀌면 또 잘 입지 않게 되잖아요.

반면 무지 티셔츠나 기본 블랙 원피스처럼 베이직한 아이템은 ‘확’ 시선을 끄는 멋은 없지만 다양한 룩에 조미료처럼 자주 쓰입니다. 개성이 덜한 만큼 유행에 덜 민감하고 단정한 느낌을 줘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어울리죠. 일하고 살림하고 아이를 키우는 우리 같은 주부들에게는 적재적소의 아이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자의 패션도 ‘과유불급’의 원칙이 통합니다”



무조건 화려하게 과감하게 입는 것이 ‘멋진 패션’은 아닙니다. 몸에 걸치는 아이템이 늘수록 더 많은 아이디어와 감각이 필요해요. 매일 패션을 연구하는 일상을 살면 좋겠지만 저 같은 아줌마의 현실은 오늘 입을 옷만 고민하며 살게 놔두질 않잖아요.



저도 무턱대고 욕심을 부려 ‘투머치’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적지 않아요. 스타일링에 쏟을 충분한 시간과 여유가 생기지 않았고 어설프게 입으면 그야말로 ‘거지(어울리지 않는)패션’이 되더라고요. 산만하고 과도한 스타일보다는 심플한 스타일이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사실을 배웠네요.



여자를 여자답게 만들어 주는 ‘자연스러움’보다 훌륭한 스타일이 또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늘 시간에 쫓기는 일상을 사는 워킹맘에게는 ‘쉽게’ 입고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편안한 옷’이 더 좋은 옷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편안함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청결함’과 ‘단순함’이 저의 분위기가 되고 오늘의 보여지는 이미지가 되길 희망해 봅니다.

패션&뷰티 크리에이터 김혜정 (벨르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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