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국내외 증시…'저점투자 매력' 돋보이는 ELS

입력 2020-03-10 15:10
수정 2020-03-10 15:1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꼽히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로 ELS 투자 심리도 한풀 꺾였지만,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등으로 사모펀드 불신이 커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다시 몰리는 분위기다. 특히 기초자산인 상장주식 및 지수가 최근 급락해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發 조정으로 투자 매력↑

지난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ELS는 공모와 사모를 합쳐 총 1435건, 6조9562억원이 발행됐다. 올 1월보다 발행 수(1317건)와 발행금액(6조7608억원) 모두 늘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서도 ELS 발행이 증가한 셈이다. ELS는 작년 8월 DLF 사태가 불거지면서 9조원에 달하던 발행액이 4조원대로 반토막 났고, 11월까지 4조~5조원 발행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반등하자 자금이 다시 유입되면서 발행액이 7조원대까지 회복했다.

ELS는 각국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 등 기초자산이 일정 기간 미리 정한 조건 내에서 움직일 경우 이자를 지급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기초자산의 종류와 수, 조기 상환 조건은 상품마다 다르다. 만기는 보통 3년이지만, 만기 전 6개월 단위로 조건을 달성하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조기 상환 기회가 부여된다.


ELS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음에도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상환된 ELS 1만6896개의 평균 수익률은 연 4.897%에 달한다. 이는 국내 채권형펀드의 작년 평균 수익률(2.37%)은 물론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3.73%)을 웃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ELS의 ‘저점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으면 ELS의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해 수익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녹인 배리어(손실 기준선)’가 50%라면 H지수가 가입 당시보다 절반 아래로 떨어질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기초자산 가격이 낮을 때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ELS가 주요 기초자산으로 삼는 유로스톡스50, 미국 S&P500, 홍콩 항셍지수 등이 일제히 조정을 받으면서 ELS 수익률은 좋아졌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주요 증권사는 최근 약정금리가 5% 이상인 ELS 상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원금 손실 가능성에 유의해야”

ELS는 원금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품이다. 요즘처럼 해외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 6개월 후의 주가 예측이 어려워 조기상환 여부도 확실치 않다. 그러나 손실 확률이 일반적으로는 주식 및 원자재 등 고위험 자산보다는 낮다고 인식된다.

전문가들도 지수 ELS의 녹인 배리어가 대부분 50~60%대여서 손실 위험이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또 6개월 후 조기 상환에 실패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기준이 되는 지수도 낮아지기 때문에 녹인 구간 밑으로만 내려가지 않으면 원금 손실 없이 약정금리에 상환받을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가 증시 변동성이 큰 장에선 고위험 상품에 대해 부담스러워하지만 저금리 때문에 예금이자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증시 하락으로 ELS의 수익률과 상환 가능성이 동시에 오르면서 투자자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