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기부·자선 경매…미술계도 '힘내요 대구'

입력 2020-03-08 17:02
수정 2020-03-09 00:29

미술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 극복을 위해 뭉쳤다. 한국화랑협회와 서울옥션은 오는 13일 ‘코로나19 피해 돕기 온라인 자선경매’를 공동으로 연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전시와 행사가 취소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미술계가 피해 극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기로 해 뜻깊다.

화랑협회가 지난 5일까지 경매 출품작을 접수한 결과 73점이 모였다. 회원 화랑들과 컬렉터들의 소장품은 물론 작가들이 직접 후원해준 작품까지 포함됐다.

‘물방울 작가’로 유명한 미술계 원로 김창열 작가를 비롯해 대구 출신인 이강소 최병소 이배 작가와 권순철 이왈종 임옥상 김정헌 박영남 사석원 작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이 작품을 기부했다. 환기미술관, 국제갤러리, 학고재, 가나아트센터 등 미술관과 화랑도 기부에 참여했다.

사진작가 배병우는 소나무 작품 ‘SNM1A-099V’(추정가 5000만~6000만원)를 내놓았고, 이왈종은 2014년작 ‘제주생활의 중도’(3000만~4000만원)를 기증했다. 이강소의 ‘청명’(3000만~6000만원), 김창열의 2015년작 ‘물방울’(4500만~5500만원), 사석원의 ‘꽃과 당나귀’(3500만~5000만원), 오수환의 ‘대화’(3000만~4000만원)도 작가의 기증작이다. 서울옥션은 대구 출신 서양화가 이인성(1912~1950)의 작품 ‘풍경’(6000만~8000만원)을, 국제갤러리는 이광호의 2010년작 ‘무제’(1700만~2000만원), 학고재갤러리는 석철주의 ‘달항아리’(600만~800만원)를 출품했다.

온라인 경매는 13일 오후 2시부터 서울옥션 홈페이지에서 순차적으로 마감된다. 출품작 경매는 0원부터 진행되며, 낙찰 시 구매 수수료는 없다. 지난 7일부터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포럼스페이스에서 시작된 프리뷰는 13일까지 계속되며, 온라인으로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최종 낙찰금은 전액 대구적십자사를 통해 대구시로 전달돼 코로나19 관련 피해가 심각한 지역의 의료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최웅철 한국화랑협회장은 “문화계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서로 돕고 격려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코로나19 대구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있는 시점에 대구 시민들에게 작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며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힘내요 대구 캠페인의 일환으로 온라인 자선경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부터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초대전 ‘마법의 순간’을 열고 있는 추상화가 황호섭도 이번 전시 수익금을 대구시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인 황 화백은 “고향에서 이렇게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속수무책인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내 작품이 조그만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화백 초대전은 오는 26일까지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