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예비부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방송인 최희는 KBS 쿨FM '정은지의 가요광장'에서 "코로나19로 친구들이 결혼식을 취소 중"이라고 언급했다.
DJ 정은지는 "얼마 전 밴드 드럼의 결혼식을 갔는데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어 분위기가 묘했다. 빨리 코로나 19가 무사히 지나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다양한 사연들이 올라왔다.
30대 여성 A씨는 "3월 말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데, 벌써 축의금을 계좌이체로 보내준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건 알겠지만, 한 번 뿐인 결혼식인데 아무도 안 올 것 같아 속상하다"며 걱정했다.
반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가 '절교'를 당한 사연도 있었다.
20대 남성은 B씨는 "친한 친구의 결혼식을 갈지, 말지 갈등하다 결국 불참했다. 친구에게 미안해서 계좌로 축의금도 두둑히 보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저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이제 보지 말자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친구는 '마스크 착용하고 와서 사진이라도 찍고 가라'고 했지만 평소 유행성 감기도 잘 걸리는 터라, 불안해서 가지 못했다. 친구는 또 대구 출신이라 대구에서 많은 지인들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B씨는 "친구가 서운해 하는 것도 이해는 가지만, 절교라니… 친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면서도 "아직도 내가 결혼식을 갔어야 하는건지 의문이다"라고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지금 결혼하는 사람들 마음이 다 그럴 것 같다.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 받고 싶었을텐데, 예식장은 텅텅 비었고", "아무리 속상해도 괜찮다고 해줘야지, 친구가 속이 좁은 듯", "대구에서 많은 지인들이 올라왔다는 것부터 걸린다. 안 가길 잘 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결혼식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이들도 늘었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환불, 위약금 분쟁도 급증하고 있다.
결혼을 앞둔 한 예비신부는 "한 번 뿐인 결혼식을 비상사태로 취소된 것도 속상한데 위약금을 몇 백씩 내야했다. 추후 예식을 하면 위약금의 절반만 돌려준다고 한다. 불이익을 당하니 너무 속상하다"라고 분노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위약금을 받지 말거나 깎아주고, 최소 보증인원도 줄여달라"고 예식업계에 권고했지만, 업계 측은 "업체별 사정에 따라 위약금 감경, 보증인원 조정은 가능하나 취소 위약금 전면 면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업계는 현재 상황에서 소비자와 업주 양측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으로 '위약금 없는 결혼식 연기'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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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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