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과 지지자들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진보진영 인사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글을 수차례 게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 의원은 "자신과 카카오톡 아이디를 공유하는 사람이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5일 <인천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채팅방은 민 의원과 같은 당 소속 구의원·당원 및 지지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8일 기준 채팅방 인원은 220명이다.
당시 민 의원은 채팅방에서 이정희 전 대표 사진을 공유한 뒤 "이건 뭐지? 하여간 얘들은"이라고 했다. 이어 강기갑 전 국회의원, 김갑수 평론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박원순 서울시장,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어준 딴지일보 대표의 사진을 잇달아 올린 뒤 "하나 같이 이렇게들 생겼어요"라고 했다.
그는 또 "윤리위원장과 전 보훈처장도 그렇고"라며 피우진 전 국가보훈처장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사진도 게시했다.
당원으로 추정되는 A 씨는 "몇 명 더 있다"며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경심 동양대 교수, 김갑수 평론가, 문희상 국회의장 사진을 올렸다.
채팅방에선 사진 속 인사들을 두고 "개화가 안 된 원시인", "야(얘)는 진짜 못 말리는 관상" 등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다. 인천 연수구의회 같은 당 구의원도 "공통점은 지저분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저와 (카카오톡)아이디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이 사진 등을 올렸고 (저는)그 뒤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게시자가 누구냐는 질문엔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로)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시간이 지난 일이고 아무리 친목을 위해 지지자들이 모인 곳이라고 해도 (대화 내용이)부적절했기 때문에 (제 명의로 글을 올린 사람에게)강하게 주의를 줬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