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매출 손실이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CNN은 5일(현지시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전 세계 항공업계의 매출손실을 1140억 달러(약 134조원)로 예상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IATA는 지난달 21일 매출 손실을 300억 달러로 예상했다가 2주도 안 돼 규모가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수정한 것이다. IATA는 그러면서도 코로나19가 조만간 억제되고 전 세계 경제가 빨리 회복한다면 전체 매출 손실은 630억 달러로 제한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IATA는 117개국을 대표하는 290개 주요 항공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이들 항공사는 전체 항공 교통의 8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항공업계에서는 여행 제한과 여객 수요 부족으로 인해 수십 곳의 주요 항공사가 중국으로 오가는 비행기를 취소한 상태다. 또 유럽과 미국의 경우 국내 노선은 물론 대서양을 횡단하는 비행편도 축소됐다. 영국의 대형 저가항공사인 플라이비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이날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CNN은 투자자나 정부 지원을 담보하지 못하는 취약한 항공사들은 플라이비와 같은 운명을 겪거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업계 통합이 진행 중인 유럽에서 이런 경향이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들어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는 32% 빠졌고, 독일의 루프트한자항공 주식은 29%나 하락했다. 루프트한자는 이달 예정된 7100편의 유럽행 비행기를 취소했고, 770대의 비행기 중 150대가 운항을 하지 않는 상태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조지프 포스피실 상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대형 항공사는 수요 충격을 헤쳐나가기에 충분한 재무상태를 갖고 있다"면서도 "더 작은 항공사, 특히 아시아 항공사들은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말 심각하게 충격을 받는 일부 소형 항공사, 지역 항공사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발병 건수가 많은 나라로 가는 항공편을 다수 가진 항공사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