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옥션 등을 보유한 국내 최대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온 가운데 미국 나스닥 상장을 노리는 쿠팡과 합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온라인 유통시장에서의 경쟁 완화 등으로 국내 대표 유통사인 이마트가 혜택을 볼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시나리오와 파급 효과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1년 미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쿠팡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사전 정지 작업으로 시장 재편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위해 대주주인 소프트뱅크(비전펀드)가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를 사들여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쿠팡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13% 수준으로, 상장을 위해선 보다 압도적인 1위 굳히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완전 경쟁시장인 온라인 유통업의 특성상 절대적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구조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쿠팡의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보유한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주된 전략으로 활용해 왔다.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와 T모바일,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과 우버차이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베이코리아와 쿠팡의 통합으로 국내 온라인 유통사들의 출혈 경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그동안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역마진’ 마케팅을 펼쳐왔지만 두 회사가 합쳐진다면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이마트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쿠팡이 ‘제로 마진’으로 판매하는 식품 등을 이마트는 비슷한 가격대에서 3~4%의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다”며 “압도적인 물류 인프라와 매입 역량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등 새벽 배송을 내세운 업체들은 비용 부담으로 매출이 증가할수록 손실이 커지고 있지만 이마트는 4만원 이상에 대해서만 무료 배송을 하고 회원제 서비스 등 마케팅을 따로 하지 않아 수익성 면에선 오히려 낫다는 얘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마트는 4000원(3.54%) 오른 11만7000원에 마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