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저금리 기조가 확산하면서 건설주와 보험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으로 건설 업종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보험 업종은 저금리로 인한 실적 악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우건설은 260원(6.44%) 오른 4295원에 마감했다. 현대건설(2.42%), 대림산업(2.85%), GS건설(3.72%) 등 주요 건설주도 대부분 반등에 성공했다. Fed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중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건설 업종의 수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금리 인하는 경기 부양 효과가 있고 차입금 규모가 큰 기업의 이자 부담을 줄인다. 건설은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의 SOC 투자 확대도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OC 확대와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할 수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는 시점에 건설업종의 빠른 반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험주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수익률이 낮아지고 보증준비금(변액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금과 연금을 지급하기 위한 재원) 부담은 커져 주가에 악재가 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의 주가는 상장 이후 최저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고금리 상품의 비중이 높아 금리인하에 취약한 한화생명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60% 넘게 하락해 1610원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68.1% 줄어든 1146억원에 그치는 등 실적 반등이 당분간 어렵다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반등을 도모하던 현대해상 등 손해보험 업종의 주가도 저금리 기조로 반등세가 꺾일 전망이다. 대외 활동 위축에 따른 자동차 운행 및 병원 방문 감소 등은 손해보험사의 1분기 실적을 개선시킬 전망이지만 장기채권 금리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커진 상황은 악재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시장금리가 먼저 떨어지고 있어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특히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의 실적과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