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반 '특수합금철' 세계시장 뚫다

입력 2020-03-04 17:15
수정 2020-03-05 03:22
경기 김포의 특수합금철 제련회사 코반(대표 이용기)은 오는 10일 인도네시아 제강회사에 페로몰리브데넘(FeMo)을 공급한다고 4일 밝혔다. 강철의 팽창과 부식을 방지하는 페로몰리브데넘의 효능을 글로벌 제강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어 추가 수출 주문도 코반은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교두보 삼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수출시장을 개척하기로 했다.

이 회사가 김포공장에서 생산하는 페로몰리브데넘은 철(Fe)과 몰리브데넘(Mo)을 결합한 합금철이다. 몰리브데넘을 첨가하면 철이 고온에서 물렁물렁해지거나 팽창하지 않는다. 페로몰리브데넘은 부식, 침식을 막아주고 자재가 닳지 않도록 도와주는 성질을 지녀 송유관, 스테인리스, 항공우주선, 미사일 소재산업 등에 사용된다. 이용기 대표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주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이달에는 인도네시아 일본 대만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반의 지난해 매출 1600억원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다. 수출국가는 유럽은 물론 터키 쿠웨이트 카타르 호주 인도 등 전 대륙에 걸쳐 20여 개국에 이른다. 지난해 페로몰리브데넘 6000t을 제조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생산량을 기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페로몰리브데넘의 고품질은 철과 합금하는 과정에서 몰리브데넘 성질을 99.5% 회수하는 기술력에서 나온다. 회수율은 두 물질이 결합하면서 원래의 성질을 잃어버리지 않고 복원시키는 수치다.

이 대표는 “세계 주요 합금철 제련회사들의 평균 회수율이 98.5%에 머물고 있어 1%포인트 높은 수치가 코반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코반의 김포공장(부지 3만3000㎡)은 페로몰리브데넘과 페로바나듐(FeV)을 생산하고 있다. 공구강을 만들 때 들어가는 소재로 알려진 페로바나듐은 철과 바나듐(V)의 합금으로 주로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바나듐은 철과 만나면 강철의 강도를 더욱 강하게 해주고 탄력성을 상승시키는 성질이 있다.

코반의 페로바나듐 회수율은 세계 주요 경쟁사 평균인 96%보다 높은 97.5%다. 세계에서 고품질로 인정받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 회사명 코반도 코리아 바나듐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을 정도로 바나듐의 미래가치를 확신하고 있다.

이 대표는 “광석과 금속의 성질을 끊임없이 연구해 특수합금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춘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코반의 올해 매출 목표는 2000억이다.

김포=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