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2명의 여성 건축가가 선정됐다.
상을 주관하는 더 하얏트 재단의 톰 프리츠커 회장은 지난 3일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활동중인 여성 건축가 이본 파렐과 셸리 맥나마라가 2020년 수상자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1979년 프리츠커 상이 제정된 이래 여성 듀오가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수상자인 파렐과 맥나마라는 더블린 건축학교에서 만난 친구 사이다. 이 둘은 1978년 그래프턴 건축사무소를 공동설립해 운영하며 아일랜드, 영국, 프랑스, 페루, 이탈리아 등 유럽과 남미 등에서 협업을 계속해왔다. 이들은 2012년에는이탈리아 베네치아 비엔날레 건축전에 출품해 은사자상을 받은 바 있다
파렐과 맥나마라는 산악 지대가 많은 모국 아일랜드의 지리와 기후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리머릭의 18세기 고택에서 어린 시절 우주의 영감을 받았다는 파렐과 고향인 툴라모어의 자연에 매혹됐었다는 맥나마라는 역사와 자연에 대한 끈끈한 감수성을 건축적 요소에 융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이 작업한 페루 리마 유텍 대학 캠퍼스는 상반된 지형 조건을 모두 수용하려는 겸손한 관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 캠퍼스는 주택가와 계곡, 고속도로 사이에서 독특한 트임식 얼개를 보여준다. 인파로 붐비는 실내 지하 광장 공간과 바깥 거리공간이 거대한 투명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연결되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루이지 보코니 대학 건물과 다리와 벽돌벽, 산책로, 돌탑으로 채운 도시의 인상을 주는 프랑스 툴루즈 대학의 신축 교정 등도 두 건축가의 성향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회는 "도시환경과 건설기술의 숙달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역사를 존중하고 새로운 공간을 현장 고유의 맥락에 맞게 창조한다는 점에서 파렐과 맥나마라의 협업은 그들만의 목소리를 지닌 영향력 있는 작품들을 낳았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