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드는 'LTE알뜰폰' 시장…BTS 유심·반값요금제로 훈풍 이을까

입력 2020-03-03 14:36
수정 2020-03-03 14:38

움츠렸던 알뜰폰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롱텀에볼루션(LTE) 무제한 요금제가 유인책 역할을 톡톡히 하는 가운데 방탄소년단 유심, 반값 요금제가 알뜰폰 시장의 훈풍을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이동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고객 수는 총 5만2827명으로 집계됐다.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넘어온 숫자(4만8878명)를 앞질렀다.

알뜰폰이 이통3사 대상으로 가입자 순증을 기록한 것은 2018년 4월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이통사별로 SK텔레콤 872명, KT 1146명, LG유플러스 1831명이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했다.

가격을 낮춘 LTE 무제한 요금제가 가입자 순증에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뜰폰 시장에 새로 뛰어든 KB국민은행의 역할이 컸다. KB국민은행은 작년 11월 '리브M' 브랜드로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알뜰폰 사업을 시작했다. 리브M은 월 2만원대의 파격적 가격에 LTE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이며 출범 한 달여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가입자의 90% 이상이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했다.

이후 알뜰폰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이 월 2만원대 LTE 무제한 요금제를, LG헬로비전·큰사람·스마텔·에넥스 등이 월 3만원대 5G 요금제를 내놓으며 착한 요금제 경쟁에 뛰어들었다.


알뜰폰 업계의 '메기' 역할을 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이 이번에 새로 출시한 방탄소년단 유심칩과 반값 요금제 이벤트는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이어갈 포인트다.

KB국민은행은 전날 리브M 가입자 10만명에게 방탄소년단 이미지가 삽입된 유심을 선착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서비스에 신규 가입하면 월 4만원대 LTE 무제한 요금제를 2만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인기를 끈 반값 요금제 행사를 KB국민은행이 연장하면서 알뜰폰업계의 착한 요금제 경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알뜰폰 이용자 순증도 더 기대해봄직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이통사의 LTE 요금제와 알뜰폰 LTE 요금제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이통사가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면서 알뜰폰 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KB국민은행 선례를 볼 때 반값 요금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알뜰폰 시장이 저렴한 요금제를 발판으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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