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코로나19 급속 확산…SXSW는 괜찮을까

입력 2020-03-03 10:18
수정 2020-06-01 00:03

세계 최대 정보통신(IT)·엔터테인먼트 융복합 축제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가 이달 중순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개최를 앞두고 잡음에 휩싸였다. 미국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빠르게 커지면서 대규모 행사는 취소하라는 요구가 나와서다. 일부 기업은 이미 올해 행사서 발을 뺐다.

2일(현지시간) 미국 포천지에 따르면 미국 청원 전문 온라인 홈페이지인 '체인지'에서 SXSW 개최를 하지 말라는 청원에 참여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날 기준 1만7000여명이 서명했다. 청원을 올린 이는 텍사스 주지사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SXSW가 열리면 수십만명이 모이는데, 코로나19 사태 중에 이런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행사 취소를 촉구했다.

SXSW는 음악·영상·IT 등 각 분야를 아우르는 글로벌 콘텐츠 축제다. 다루는 분야가 다양하다보니 각국 각 분야에서 참가자가 몰린다. 등록비 수입만 700억원에 달할 정도다. 작년 SXSW엔 축제에 23만명 넘는 인파가 몰렸다.

스타트업이나 혁신 기술 행사가 많아 주요 인사도 종종 찾는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행사에 참여했다. 작년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 등이 한국관을 설치해 투자 유치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올해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정계 '빅샷'들도 SXSW 공식 행사에 다수 참석한다. SXSW 측은 지난 2일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부 장관, 아담 쉬프 미 하원 정보위원장 등이 행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가 컨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유명 음악감독 트렌트 레즈너, 각본가 데이먼 린델로프 등도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

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행사가 계획대로 온전히 열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게 주요 외신들의 지적이다. 이미 일부 기업과 참가자들이 SXSW 참석을 취소했다. 취소를 통보한 참가기업이나 참가자는 대부분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기반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주요 참가 기업인 트위터는 기존에 예정됐던 잭 도시 트위터 CEO의 SXSW 기조연설 일정을 취소했다. 그간 행사에서 패널 토론장과 음악공연장으로 활용한 행사 공간 '트위터하우스'도 올해는 열지 않기로 했다. 포천지에 따르면 트위터하우스는 SXSW의 가장 큰 전시장 중 하나다.

SXSW 측은 일단 계획대로 오는 13~22일 행사를 열 계획이다. 주최측은 “텍사스주 당국은 행사장에서 참석자간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낮다고 봐 행사 취소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현재 행사를 미룰 계획은 없다”고 공지했다.

행사가 열리는 오스틴 당국도 행사를 취소시키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오스틴 보건당국은 “참석자들과 지역 내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SXSW와 협력하여 질병 예방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며 “비상 사태를 감시하고 대응할 준비도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 CDC 등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99명이다. 전일대비 23명 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등에선 지역내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