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한국-이탈리아 직항노선 중단…29년 만에 처음

입력 2020-03-03 07:48
수정 2020-05-27 00:02

한국과 이탈리아를 잇는 하늘길이 29년 만에 끊겼다. 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직항노선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5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인천-로마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 1991년 6월 27일 첫 취항 이후 29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대한항공의 인천-로마 노선은 한국과 이탈리아 간 첫 직항로로, 양국 항공교류의 상징이자 역사로 인식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오는 8∼28일 인천-로마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2015년 6월 30일 해당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앞서 밀라노, 베네치아 등 이탈리아 북부 도시와 인천 간 직항노선을 잠정 폐쇄한다고 알렸다. 이들 도시는 이탈리아 내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장 빠르다.

대한항공은 인천-밀라노 노선을 이달 6일부터 내달 25일까지, 아시아나 항공은 인천-베네치아 노선을 이달 1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운항을 중지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탑승객 급감과 양국의 바이러스 확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운항 중단 기간은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경영난으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이탈리아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는 적자 노선인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오는 29일부터 영구 중단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기 빈자리가 늘면서 중단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리탈리아는 승객 감소로 1995년 김포-로마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가 20년 만인 2015년 6월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재개설했다.

이탈리아는 매년 100만명의 한국인이 찾는 인기 관광지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 양국을 잇는 모든 직항노선의 운항 중단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국 간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 부분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