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회계법인들이 인수합병(M&A) 분야에서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증권사 등이 맡았던 소규모 거래 등이 최근 거의 대부분 회계법인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게다가 조(兆) 단위 딜에서 실사뿐만 아니라 자문까지 수행하는 일이 늘고 있다. 인수 및 매각 자문과 실사 및 평가 등 회계자문까지 함께 제공할 수 있다는 것 등이 회계법인의 장점이다. 고객과 회계법인 주요 임원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지난해 ‘핫딜’을 이뤄낸 각 회계법인의 ‘M&A 부문 스타’를 꼽아 봤다.
○삼일, 대형거래 다수 자문
삼일PwC 딜 비즈니스 부문(대표 배화주)은 유상수 본부장이 이끄는 거래자문(CF) 본부와 박대준 본부장이 담당하는 재무실사(TS) 본부로 나뉘어 있다.
CF본부 소속 정경수 파트너는 과거 팬오션 매각 등 법정관리 중심으로 활동하다 최근 한솔오크밸리 매각, 화장품 용기회사 신우 매각, 무림오피스웨이 매각 등 프라이빗딜 쪽으로 방향을 틀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도신 파트너는 중견·중소 딜 부문 전문가로 LG생활건강이 인수한 태극제약의 매각자문을 맡아 딜을 성공시켰다.
TS 본부는 실사 및 평가를 위주로 하되, 인수·매각자문도 병행한다. 작년 MBK파트너스가 맥쿼리아시아인프라펀드(MAIF2)에 매각한 대성산업가스의 매각 자문 및 인수 실사를 담당한 성낙필 파트너는 사모펀드 업계에서 손꼽히는 M&A 전문가다. 이정훈 파트너는 선이 굵은 크로스보더 딜을 따내는 데 뛰어나다. 작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건, 미국 에스티로더가 국내 화장품 ‘닥터자르트’를 소유한 해브앤비를 인수한 건에서 각각 인수 측 재무실사를 맡았다.
○삼정, 6개 본부서 원스톱서비스
삼정KPMG는 딜 어드바이저리 부문을 6개 본부로 나눠 운영하는 중이다. 다른 회계법인과 비슷하게 3개 본부 체계로 운영하다 2015년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하에 6개 본부로 세분화했다.
고객들이 손꼽은 삼정의 대표적인 M&A 전문가는 각각 5, 6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이동·윤창규 파트너다. 김 파트너는 중소·중견기업뿐만 아니라 작년 티브로드 매각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등 대기업 관련 거래까지 폭넓게 자문을 수행했다.
윤 파트너는 SK·신세계 등 대기업의 포트폴리오 조정 목적 매각자문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SK해운 매각자문, SK증권 매각자문 등 SK그룹 관련 굵직한 거래에 다수 참여했다. 박성원 파트너는 크로스보더 딜을 주로 담당하는 3본부의 에이스로 꼽힌다. 독일 KPMG 출신인 박 파트너는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의 해외진출 거래 자문을 다수 수행했다. 발전·환경에너지 분야 거래 위주인 4본부의 이동근 파트너도 삼정의 대표주자다.
○한영, 스킨푸드 등 매각 성공
EY한영의 딜 어드바이저리 부문은 정기환 본부장의 총괄 아래 약 50명의 회계사가 M&A 자문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M&A 리더를 맡고 있는 한효석 파트너는 LG와 롯데, 현대차 등 대기업과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M&A 자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LG화학의 사업부 구조조정, 두산건설 사업부 매각 등을 굵직한 거래를 자문했고, 특히 작년에는 KG그룹의 동부제철 인수자문을 맡았다.
심상학 파트너는 주로 금융사 M&A 전문가로 통하지만, 롯데GRS의 일본 버거킹 매각 자문 등 다양한 분야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또 한영 내에서 크로스보더 딜과 법정관리 딜 전문가로는 각각 장윤형 파트너와 이근희 파트너가 ‘대표 선수’로 꼽힌다. 특히 이근희 파트너는 지난해 스킨푸드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안진, 플랫폼 비즈니스 영역 확장
딜로이트안진의 재무자문 본부는 길기완 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딜부문장을 맡고 있는 남상욱 파트너는 작년 서브원 인수자문 및 실사, 모멘티브 인수 실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건에서 티브로드 실사 및 평가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낸 ‘만능 일꾼’이다.
안진의 M&A를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 김보훈 파트너는 작년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PG) 사업부 딜을 맡아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크로스보더 분야에서는 조병왕 파트너가 활약하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 에너지 화학 분야의 딜에도 능하지만 최근에는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로 영역을 넓혀 두각을 내는 중이다. 김욱 파트너는 법정관리 및 구조조정 전문으로 제일병원 매각 등을 담당했다.
이상은/김리안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