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덮친 'C스톰' 비상경영·신기술로 넘는다

입력 2020-03-02 16:37
수정 2020-03-02 17:47

올해 ‘V’자 반등을 노리던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사태 초기 중국발(發) 부품난 수준이던 코로나19 피해는 국내 확산 여파로 공장 셧다운(일시적 가동 중단)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 등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기업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차출근제와 재택근무제 등 일하는 방식부터 바꾸고 있다. 협력사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와 미래 시장 개척 등 본원적 경쟁력을 높여 코로나19발 경제 위기를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택근무 도입하고 협력사 안전 챙겨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서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업장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잠재된 위험 요소를 미리 파악해 개선대책을 수립한다. 상시적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했다. 협력사의 안전이 삼성 제품의 품질과 신뢰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협력사 사업장 안전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LG그룹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협력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원에 나섰다. LG전자는 협력사에 마스크 공급, 항공 운송비 지원 등 협력사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400억원 규모였던 무이자 자금을 올해 550억원으로 확대한다. 자금 지원 시점도 지난해보다 4개월 앞당겨 이달부터 진행한다. LG전자는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과 함께 저금리 대출을 위한 2000억원 규모 상생협력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코로나19 등 전염병을 비롯해 사고 위험 요인 등을 모바일 앱으로 제보할 수 있는 ‘안전신문고’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그룹 내 13개 주요 계열사의 사업장에 적용됐다. ‘안전정보시스템’을 도입해 그룹 계열사의 안전 정보를 체계적으로,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는 재택근무제를 도입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제품 신기술로 위기 돌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5세대 이동통신(5G)을 기반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5G는 향후 자율주행차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의 시장 확대를 촉발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중앙처리장치(CPU), 모바일애플리케이션(AP) 또한 초미세공정 기반의 고사양이 요구돼 삼성전자가 2030년 1위를 노리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 확대도 예상된다.

LG전자도 OLED TV를 앞세워 중국발 추격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올해 OLED TV 출하량은 450만 대로 전년 대비 50% 증가할 전망이다. 2023년에는 OLED TV 출하량이 1150만 대로 올해보다 2.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형 OLED TV패널은 세계에서 LG디스플레이만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3조원을 투자해 QD디스플레이에 투자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신차 출시를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는 올해 상반기 신형 G80가 나온다. 2013년 2세대 출시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지난달엔 준대형 SUV GV80도 선보였다. 현대차의 간판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 완전변경 모델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2015년 이후 5년 만에 출시하는 7세대 모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종 감염병 대유행 시 빠르게 적용이 가능한 백신 제조 기술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해 신기술 연구개발(R&D)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 국책 과제로 추진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면역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 사업에 지원했다. 신종 감염병 예방 백신 개발과정에서 긴밀히 협조하기 위해 국내외 유관기관과 업무 협의도 진행 중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