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는 한국 금융회사들의 '금맥'

입력 2020-03-01 18:17
수정 2020-03-02 00:58
한국은 한때 캄보디아 제1의 투자국이었다. 2006년에는 캄보디아가 유치한 전체 외국인 투자액(23억달러)의 절반가량(10억달러)을 한국 기업들이 책임졌다. 내로라하는 건설사 대부분이 프놈펜에 사무소를 열었다. 삼성전자도 캄보디아를 유력한 해외 공장 후보로 꼽았을 정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한국의 캄보디아 투자는 썰물 빠지듯 갑작스레 중단됐다.

캄보디아에 남아 있는 한국 기업은 대부분 신발, 의류, 봉제업체다. 남은 이들 업체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가팔라서다. 2018년 월 170달러(약 20만원)였던 최저임금이 지난해 190달러(약 23만원)로 상승했다. 베트남 정부가 고시한 올해 최저임금(1지역 기준)은 442만동(약 190달러)이다. 1지역은 하노이 호찌민 인근이다.

제조업 기지로서는 베트남에 밀려나 있지만 캄보디아는 최근 한국 금융회사들의 ‘금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다섯 곳을 포함해 15개 금융회사가 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다. 베트남만 해도 법인 인가를 받은 곳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두 곳뿐이다.

2009년 영업을 시작한 KB캄보디아는 작년 말 기준으로 지점 7개, 총자산은 2억6388만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박용진 KB캄보디아 대표는 “캄보디아의 은행 전체 자산은 약 35조원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자본 시장도 한국계가 선점하고 있다. 캄보디아 증권거래 시스템은 한국거래소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은 기업공개(IPO) 시장의 선두주자다. 현지 최대 상업은행(아클레다은행) IPO를 국민주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프놈펜=박동휘 특파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