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코로나19 비상…격리자 7000명 육박

입력 2020-03-01 15:31
수정 2020-03-01 15:55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북한 내 격리자가 7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인민군 합동타격훈련을 참관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주민들을 안심시키려는 행보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1일 ‘비루스(바이러스) 전염병을 막기 위한 선전과 방역사업 강도높이 전개’란 제목의 기사에서 평안남도에 2420여명, 강원도에 1500여명 등 총 3900여명의 ‘의학적 감시 대상자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조선중앙TV가 3000여명이 있다고 전한 것과 합치면 총 6900여명이다. 북한 매체들은 ‘의학적 감시 대상자’가 무엇을 뜻하는진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황상 코로나19 관련 자가격리자로 추정된다. 노동신문은 이들에 대해 ‘각종 식료품, 땔감을 비롯한 물자보장사업을 잘하여’, ‘이들을 위한 후방물자보장에 힘을 넣고 있다’ 등으로 전했다.

김정은은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전염병이 유입되는 경우 초래될 후과는 심각할 것”이라며 “국가적 비상방역에 관한 법을 수정·보완해 국가 위기관리 규정을 재정비하는 게 시급한 과업”이라고 지시했다. 또 “비상 방역사업과 중앙지휘부 지휘·통제에 무조건 절대복종하고 철저히 집행하는 엄격한 규율을 확립하고, 당적 장악 보고와 법적 감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정부패 척결도 다시 강조했다. 이만건·박태덕 당 중앙위 부위원장은 해임됐으며, 당 간부 양성기지 당위원회는 해산하고 처벌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 혐의가 무엇인진 공개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지난 28일엔 동부지구 방어부대의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2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훈련은 전선과 동부지구 방어부대들의 기동과 화력타격 능력을 판정하고 군종 합동타격의 지휘를 숙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전했다. 대미·대남 메시지는 없었다.

김정은의 공개 행보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 78주년을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지난 16일 전한 지 13일만(보도날짜 기준)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북한이 그동안 계획해 온 올해 일정이 다 무너졌다”며 “경제와 외교 관련 일정이 어그러지면서 전 분야에서 충격파를 받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