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이후 中 치사율 0.7% 불과"…WHO 코로나 공식자료 발표

입력 2020-03-01 11:26
수정 2020-03-01 13:10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중국 우한 지역을 제외한 중국 코로나19 감염자의 치사율은 0.7%이고, 의료대응태세가 갖춰진 2월 이후 치사율 역시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29일(현지시간) WHO가 파견한 각국 전문가와 중국 보건당국 전문가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이 지난 2월20일까지 중국에서 감염이 확인된 5만5924명의 데이타를 분석한 공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말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본격적으로 보고된 이후 처음으로 감염자의 증상과 특징, 치사율 등이 상세하게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코로나19 감염자 5만5924명 가운데 사망자는 2114명으로 전체 치사율은 3.8%였다. 얼핏 높아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치사율이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는게 WHO의 분석이다.

먼저 지난 1월1~10일 사이 발병한 환자의 치사율은 17.3%인 반면 2월1일 이후 확진자의 치사율은 0.7%였다. 지역별로도 치사율이 큰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후베이성 우한의 치사율은 5.8%인 반면 이외 지역의 치사율은 0.7%였다.

WHO는 "지역을 봉쇄해 의료대응체제가 마련되지 않았던 우한과 발병 초기의 치사율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치사율이 1% 미만으로 집계된 2월 이후는 지난달 2일 태국정부가 코로나19환자에게 에이즈 치료제를 투약해 효과를 봤다고 공식발표한 시점과 일치한다. 태국 정부의 발표 이후 우리나라 등에서도 에이즈치료제를 포함한 치료약을 환자들에게 투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지병이 있는 고령자에 집중됐다. WHO는 60대 이상의 고혈압, 당뇨병,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의 치사율이 높은 반면 어린이의 감염사례는 드물고 증상도 가벼웠다고 분석했다. 특히 19세 미만 감염자 가운데 증증환자로 분류된 비율은 2.4%에 불과했다. 반면 80대 이상 고령자의 치사율은 21.9%로 5명당 1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가운데 순환기 질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13.2%였고, 당뇨병 9.2%, 고혈압 8.4%, 만성 호흡기 질환자 8.0%, 암환자 7.6% 등의 순이었다.

증상별로는 발열과 기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전체 감염자의 87.9%와 67.7%가 발열과 기침 증상을 보였다. 권태감을 호소한 환자는 38.1%였고, 가래 33.4%, 호흡곤란 18.6%, 목 통증 13.9%, 두통 13.6%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평균 5~6일후 증상이 나타났다. 감염자의 80%는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경증환자였다. 폐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도 있었다고 WHO는 밝혔다. 확진자 가운데 호흡곤란을 동반한 중환자는 전체의 13.8%였고, 폐혈증 등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환자의 비율은 6.1%였디.

이날 현재 전세계적으로 8만50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최소 2941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