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전자·유통 다 멈췄다…한국 경제 '시계 제로'

입력 2020-02-29 14:17
수정 2020-02-29 16:17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들의 공장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확진자가 발생, 우리나라 경제에 부담이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경북 구미1사업장(네트워크사업부) 직원이 전날 저녁 1차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전을 받았다. 현재 2차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 직원은 지난 19일 다른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며 자택 대기에 들어갔다. 격리 직전 18~19일에는 네트워크 장비 제조 거점인 수원 사업장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구미1사업장과 수원 사업장에 대한 방역 소독을 실시했고, 현재 추가적으로 사업장을 폐쇄할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앞서 구미2사업장(무선사업부)에서 확진자가 나와 지난 22~24일에도 사업장이 폐쇄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현대차 공장도 멈춰섰다.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 울산2공장 도장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보건당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지난 27일 근무 중 체온이 38도까지 올라 귀가 조치된 뒤 울산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날 양성으로 판명됐다.

현대차 울산2공장은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하자 가동을 중단했다. 도장부가 가동이 멈추면서 차체를 조립하는 의장부 등 다른 공장도 순차적으로 멈췄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리는 서울 신세계백화점도 전날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협력사원이 확진자 접촉을 통보 받은 직후 검사를 진행했고, 확진 판정을 받은데 따른 것이다.

인근에 있는 서울 잠원동 뉴코아 아울렛 강남점도 코로나19 확진자 방문 사실이 확인돼 전날 하루 휴점했다. 여의도 대형 쇼핑센터인 IFC몰도 인근 은행에서 확진자가 발생, 이날까지 이틀간 문을 닫는다.

코로나 쇼크가 유통, 자동차, 정보기술(IT) 분야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침투하면서 국내 경제를 끌고 가는 대기업들의 공장이 멈춰서는 등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4일 이후 6개월 만에 2000선을 내줬다. 특히 장중 시가총액 상위주인 현대차의 공장 가동 중단 소식에 지수는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1차적으로 경제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제활동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일부 공장들이 전염 방지를 위해 가동 중단이 이뤄지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감염증 사태에 따른 수요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재고 부담도 확대될 것"이라며 "일정 수준으로 재고가 누적되면 기업은 재고 소진을 위해 생산 활동을 줄이게 되고 투자 역시 유보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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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