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코로나19에 비행기 띄울 곳 없어"…미주 노선까지 줄인다

입력 2020-02-28 18:05
수정 2020-02-29 01:34
대한항공이 미주 노선을 감편한다. 대한항공이 감염증으로 인해 미주 노선을 줄이는 건 처음이다. 이 회사 미주 노선의 여객 매출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28일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은 다음달 7~25일, 인천~호놀룰루 노선은 다음달 2~27일 운항편을 일부 줄인다고 밝혔다. 주 5회 운항하던 인천~보스턴 노선도 다음달 17~28일엔 주 3회(수·금·일요일)로 감편한다.

운항을 줄이지 않는 노선은 비행기를 작은 규모로 조정한다. 407석의 A380이 다니는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은 3월 2~14일 보잉747-8i(368석) 또는 보잉777-300(277석, 291석) 기종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애틀랜타, 시카고, 워싱턴DC 노선도 3월 기종을 일부 변경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7일 인천~베네치아 노선의 운항을 다음달 4~28일 중단하고, 인천~로마와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을 감편하기로 하는 등 처음으로 유럽 노선 감축에 들어갔다.

대형 항공사들이 미국·유럽 등 황금 노선까지 감축에 나선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비행기를 띄울 곳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 한국을 ‘여행 주의 국가’로 지정한 여파다. 대한항공은 중국과 동남아 노선을 대폭 감축한 상태여서 미주 노선까지 타격을 받으면 실적이 크게 나빠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임금협상을 회사에 위임하기로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